전문가 코칭
부패예방과 내부통제시스템
정준혁 교수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이번 호에서는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정준혁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부패를 예방하기 위한 기업 이사회의 감시의무와 내부통제스템에 대한 고견을 들어보고자 한다.

Q1 기업의 이사회와 경영진은 부패 발생과 위법행위 방지를 위해 어떠한 의무를 부담하는지요? 이사가 이러한 감시의무를 잘 하기 위해서 기업은 어떠한 조치를 취하여야 하는지요?

이사는 다른 이사들의 업무집행이 적법, 적절한지 감시하고, 임무 위배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담합니다. 만일 대표이사나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음에도 이를 방치한 때에는 회사에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를 부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사는 자신이 직접 임무 위배행위에 관여하지 않았고 이를 몰랐다고 하더라도 면책되지 않습니다. 이처럼 이사로서는 다른 이사들의 업무를 면밀하게 감시할 의무를 부담합니다.

그런데 회사가 대형화됨에 따라 이사들은 각자 담당한 업무만 취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른 이사나 부서의 업무에 대해 파악하고 감시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이사회로서는 부패 유발요인, 위법요인 등을 사전에 파악하고, 이사회에 보고할 수 있도록 하며, 이러한 부패발행 및 위법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대법원 판례도 이사들이 “내부적인 사무분장에 따라 각자의 전문 분야를 전담하여 처리하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라 할지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다른 이사들의 업무집행에 관한 감시의무를 면할 수는 없고”, “합리적인 정보 및 보고시스템과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배려할 의무”가 개개 이사에게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Q2. 기업은 내부통제시스템은 어떻게 구축하고 운영하면 될까요?
각종 법령에 따라 내부통제시스템 등 부패와 위법행위를 적발할 수 있는 준법통제기준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는데요, 이러한 법령 준수만으로 충분한가요?

각종 법령에 따라 일정한 요건을 갖춘 기업들은 법령에서 정한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자산총액 5천억원 이상 상장법인은 법령을 준수하고 회사경영을 적정하게 하기 위하여 임직원이 그 직무를 수행할 때 따라야 할 준법통제기준을 마련하여야 하고, 그 준수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준법지원인을 두어야 합니다(상법 542의13①②). 상장법인 및 자산총액 1천억원 이상 비상장 법인은 내부회계관리제도를 구축해야 하고, 회사의 외부감사인은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실태를 검토하여 감사보고서에 의견을 표명해야 합니다(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일정 금융회사도 임직원 직무 수행 시 준수하여야 할 기준인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여야 합니다(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4조). 아울러 내부통제기준의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위반 시 조사 등 내부통제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준법감시인을 두어야 합니다(제25조, 제26조).

그러나 위 법령 상 의무를 다하였다는 것만으로 기업이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이사가 감시의무를 다한 것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회사에서 담합 등 위법행위가 발생하여 문제된 사례에서 판례는 법령 상 의무를 다하였다는 것만으로 가격담합 등 위법행위를 사전에 방지하고 위법행위가 의심되거나 확인되는 경우 이에 관한 정보를 수집·보고하고 나아가 위법행위를 통제하는 장치로서 기능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봅니다. 따라서 법령에서 요구하는 것 이상으로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이것이 제대로 작동하게 하여야 합니다. 이는 회사가 내부통제 관련 규정을 갖추거나, 임직원들에게 교육을 실시하거나, 준법 관련 ISO 인증 등을 받은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기본이고, 여기에 더하여 실질적으로 부패방지와 위법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합니다.

Q3. 그렇다면 기업들로서는 내부통제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하고 작동하게 해야 할까요?
구체적으로 어떠한 조치를 취하여야 하나요?

내부통제시스템은 회사가 사업운영상 준수해야 하는 제반 법규를 체계적으로 파악하여 그 준수 여부를 관리하고, 위반사실을 발견한 경우 즉시 신고 또는 보고하여 시정조치를 강구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되어야 합니다. 판례를 보면, 영업담당 임원과 팀장이 다른 경쟁사 임직원들과의 모임을 통하여 수년간 가격담합을 했는데,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담합이 지속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임직원들로부터 아무런 제지가 없었다는 이유로 이사가 감시의무를 위반했다고 보았습니다. 즉 임직원들에 대한 부패방지나 준법 교육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 부패나 위법행위를 적발하기 위해 회사 경영진이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특히 부패 가능성이나 위법 가능성이 높은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이라면 이러한 조치를 더욱 엄격하게 취하여야 합니다. 기업으로서는 여러 사업부 중 어떠한 사업부에서 이러한 가능성이 높은지를 파악하고, 내부고발제도, 순환근무제 등 부패 및 위법 여부를 파악하고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상시적으로 이사회에 보고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여야 합니다. 부패나 위법 사실 등이 파악된 경우에는 철저한 내부조사, 해당 임직원에 대한 징계 등 적절한 조치, 필요한 경우 관련 행정기관이나 조사기관에 대한 신고 등의 조치를 취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