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에서는 ESG 공시 표준 동향에 대해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nternational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 ISSB) 초대위원인 성균관대 백태영 교수를 인터뷰하였다. ISSB는 국제표준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을 마련하고자 국제재무보고기준(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IFRS)재단이 설립한 독립 기구로, 2022년 3월 공시기준 초안을 발표하였고 각 국가의 의견을 수렴하여 올해 상반기 최종 기준을 공표할 예정에 있다. ESG 공시 표준화 흐름에서 반부패, 윤리경영이 지니는 의미와 앞으로 기업의 대응 방안에 대한 고견을 들어보고자 한다.
Q1. 현재 ESG 공시기준에서 반부패 · 윤리경영 관련 쟁점은 무엇인지요?
반부패는 ‘거버넌스(G)’의 핵심적 요소일 뿐만 아니라 ‘사회(S)’에도 걸쳐 있는 중요한 이슈로 볼 수 있습니다. 기업의 윤리경영의 실패는 뇌물수수, 자산횡령, 허위보고 등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그 결과 야기되는 비효율적 자원배분나 뇌물비용이 반영된 상품가격과 같은 시장왜곡은 공정경쟁에 반하는 것으로 기업의 이해관계자인 협력사, 소비자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반부패는 두 가지 유형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인간관계나 뇌물에 의해 조직에 피해를 주는 청탁을 들어주거나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는 임직원 개인의 비리가 있습니다. 이러한 개인 비리는 내부통제나 내부감사 시스템을 잘 구축 운영하여 방지하고 적발합니다. 두 번째 유형은 조직을 위해서 외부인(공조직이나 사기업 담당자)에게 뇌물을 주거나 압력을 행사하여 청탁을 하는 것입니다. 반부패법 등이 대상으로 하는 것이 두 번째 유형이며, 이 경우 이 행위를 하는 사람은 개인 이익이 아닌 조직을 위한 행위로 여기거나 조직내부의 압력에 의해 실행하므로 이를 내부에서 막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따라서 외부 법적 제재가 해결수단으로 주로 사용됩니다.
공시제도에 의한 사회적 압력도 이 두 번째 유형의 해결에 도움이 됩니다. 공시방식은 기후변화 관련 정보공개를 위해 2015년 설립된 글로벌 협의체인 TCFD(Task Force on Climate- Related Financial Disclosures)에서 사용하여 ISSB를 포함한 다수의ESG 및 지속가능성 기준들이 사용하는4가지 핵심요소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4가지 핵심요소>
| 거버넌스1. | 보고 주체가 지속가능성 관련 위험 및 기회를 모니터링하는 데 사용하는 거버넌스 과정, 통제 및 절차 |
| 전략 | 조직의 전략이 중요한 지속가능성 관련 위험 및 기회를 다루는 방법 |
| 위험관리 | 지속가능성 관련 위험을 식별, 평가, 관리 및 완화하는 방법 |
| 지표와 목표 | 지속가능성 관련 위험 및 기회와 관련하여 기업의 성과를 관리하고 모니터링하는 데 사용되는 정보로 시간의 경과에 따른 진척사항을 포함 |
출처: ISSB’s proposed IFRS Sustainability Disclosure Standards(2022. 05)
기업은 각 요소에 따라 반부패 및 윤리경영 정보를 공시합니다. 먼저 거버넌스 요소에서 부패 행위를 막는 조직의 의지를 나타내는 이사회 의사결정 내용과 절차, 담당부서 운영 등을 다루며, 조직이 반부패경영을 지향하고 이 문제에 대한 전략적 접근인 전략 요소를 공시하게 합니다. 또, 부패가 장기적으로 조직과 사회에 입히는 피해에 대해 인식하도록 교육하고, 위험관리 차원에서 부패방지 및 사후조치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구축하며, 이러한 경영활동 효과에 대한 측정지표와 목표를 공시하도록 합니다. 이로써 투자자, 고객, 사회공동체 등의 이해관계자가 공시정보를 통해 투자 결정 또는 철회 등의 의사결정을 하도록 유도하여 해당 기업에 다양한 이익 · 불이익을 줄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Q2. 구체적으로 ESG 공시기준에서 반부패 · 윤리경영 지표는 어떤 내용인지요?
ISSB가 제정 중인 첫 두 기준은 아직 반부패 · 윤리경영 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으므로, ISSB가 속한 IFRS재단에 합병되어 ISSB가 관리하게 된 SASB (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 기준 중 반부패 · 윤리경영 부분을 설명하겠습니다. SASB 기준 내용이 장기적으로 ISSB 기준으로 통합될 것이므로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SASB 기준은 산업별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전기 및 전자장비 산업을 보면 ‘기업윤리’ 주제에 반부패 내용이 다뤄집니다. SASB는 사회적 영향 관점이 아니라 기업의 위험관리 관점의 기준이므로 기업윤리 문제의 기업 영향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습니다.
“전기 및 전자장비 제조업체는… 미국 해외부패방지법(FCPA)과 영국 뇌물수수법(Bribery Act)과 같은 부패방지법의 위반 및 반경쟁적 행위로 적발된 경우가 있었다. 비윤리적 관행은 평판 위험으로 인해 미래 수익 증대를 위태롭게 할 수 있으며 상당한 법적 비용과 더 높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윤리 실행을 위한 거버넌스를 갖추는 것은 기업윤리와 관련된 법 위반 위험과 그에 따른 행정 제재 또는 브랜드 가치 영향의 위험을 경감할 수 있다.”
SASB의 산업별 지속가능성 보고기준은 각 주제에 따른 성과를 측정하기 위한 ‘회계지표’로 구성되며, 해당산업의 반부패 영역 회계지표는 두 가지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는 ‘(1)부패 및 뇌물 수수와 (2)반경쟁적 행위 방지 정책 및 관행 설명(지표번호: RT-EE-510a.1)’이며, 두 번째는 ‘뇌물 수수 또는 부패와 관련된 법적 절차의 결과 발생한 금전적 손실 총액(지표번호: RT-EE-250a.1)’입니다. 기업에서는 이러한 공시기준을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SASB 전기 및 전자장비 산업의 ‘기업윤리’ 관련 지표>
| 지표번호 | 지표명 | 지표 내용 |
|---|---|---|
| RT-EE-510a.1 | (1) 부패 및 뇌물 수수 및 (2) 반경쟁적 행위 방지 정책 및 관행의 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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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T-EE-250a.1 | 뇌물 수수 또는 부패와 관련된 법적 절차의 결과 발생한 금전적 손실 총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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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ASB '지속가능성회계기준': 전기 및 전자장비 산업
Q3. 반부패 · 윤리경영 공시강화에 따라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기업의 ESG 의무공시에 반부패 관련 내용이 포함되고 강화되는 장기적 추세에 대응하여 기업은 앞서 언급한 4가지 핵심 운영요소를 참고하기 바랍니다. 반부패 거버넌스 절차의 마련과 전략 구축, 부패리스크 관리, 성과관리를 위한 측정지표와 목표 설정 등 기업 활동의 전 영역에 걸친 적용과 개선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노력과 경영방식의 변화, 즉 윤리경영의 철학 확산과 실행이 단기적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장기적 기업 성장과 생존에 필수적이라는 경영진의 확신과 전 조직내의 인식 확산이 가장 중요하며 필수적입니다. 그에 따라 공시의 개선과 법적 준수가 결과적으로 달성될 것입니다.
참고
- 이 거버넌스는 의사결정 과정과 역할에 관한 것으로 ESG의 한 주제로서의 거버넌스와 조금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