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메뉴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뉴스·소식

[홍보기법(6)]기자vs홍보인 관계

  • 작성자김덕만
  • 게시일2005-05-24
  • 조회수9,688

[홍보기법(6)]


     

기자와 홍보인 관계-건전한 협력관계

      


                                                                                              공보담당관 김덕만 

 

 


3월부터 우리위원회 공보담당관으로 일하게 된 필자는 17년간 기자생활을 마감하고 대학 강단에서 2년 동안 언론과 홍보 전공과목을 강의한 바 있다. 나름대로 ‘실무와 이론을 갖춘 전문가’로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어느 때보다도 국정 홍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이 때 홍보 전문가로서 일하게 되어 책임 또한 적잖이 무겁다.

 이번 호에서는 바람직한 기자와 홍보인 관계에 관해 조금이나마 생각하는 기회를 갖기로 한다. 기자 vs 홍보인 관계는 미리 결론을 말하자면 ‘건전한 협력(협조)관계’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악어와 악어새’로 비유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건전한 의미로서 상리 공생하는 관계를 정립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하겠다.


1.기자의 자존심


기자는 자존심을 먹고 산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한 때부터 선배들로부터 가혹하리만큼 기사작성 훈련을 받는다. 수습기자는 선배들이 지시한 취재를 위해 발이 부르트도록 부지런히 돌아다닌다. 그러나 애써 취재한 것을 기사로 써 놓으면 선배들이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쓰레기통에 버리는 게 다반사다. 설사 초년 기자가 기사를 잘 썼다 하더라도 일부러 기사화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기사가 부실해서 취급하지 않는 면도 있지만 기사가 실리면 곧잘 경거망동하는 등 나쁜 자세를 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초년 기자를 지도하면서 자존심 상하는 폭언을 하는 선배도 간혹 있다. 기자는 이런 과정을 거쳐 자존심과 사명감을 가진 민완기자로 자란다.

어떤 홍보인들은 기자와 친밀감을 갖기 위해 처음부터 학연, 지연, 나이 등을 묻는 데 기자에 따라서는 이를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친분있는 사이라면 무관하겠지만 나이, 학교, 고향 등을 알게 됨으로써 연하의 취급을 받거나 반말을 듣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기자 문화는 질서가 있다.

홍보인들이 보도자료를 비중있게 기사화하려는 의도로 언론사의 친분있는 간부들을 들먹이거나 보도자료가 기자한테 도달하기 전에 간부들이 먼저 받는 경우가 목격된다. 이 같은 행위는 자칫 기자 자존심을 건드릴 수 있으므로 기술적인 전달 기법이 요구된다. 어느 조직이나 위계 질서와 순서가 있는 법이다.


2.기자와 유대관계


저널리스트와 유대는 쉽지 않다.

홍보인 입장에서는 기자와 점심 따위 식사약속을 할 때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기자와 식사를 할 적에는 비싼 곳에 가야 한다는 의식을 느낄 필요는 없다. 특히 공공기관이라면 제한된 예산 범위에서 식사를 해야 한다. 공직 윤리 차원에서 규정을 엄격히 따라야 한다. 가능하다면 자주 해장국 혹은 자장면이라도 나누며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 유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 번 사귄 기자는 출입처가 바뀌어도 지속적으로 유대를 가지는 것도 고려 사항이다. 쉬운 일이 아니지만 비즈니스 세상의 거래처 유대와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다. 계절마다 혹은 반기에 한번 정도 전화 한 통화나 이메일 한 줄 전송하면 어떨까. 계절이 바뀔 때마다 매무새 갖춘 이메일(그림카드, 기념카드 경축카드)로 한두 줄이라도 근황을 전송하는 것은 돈과 시간이 그다지 낭비되지 않는 효과적인 유대 방법이다. 필자도 기자를 떠나 대학강단에 있으면서 이를 실천해 보았다. 그 후 실제로 공보 책임자로 일하게 되니 유대를 가져 온 언론인들을 대하기가 훨씬 자연스럽고 친근감을 느낀다. 최근에는 우리위원회 출입에서 다른 출입처로 떠난 저널리스트 10 여 명에게 이메일 인사를 보낸 바 있다. 이를 계속 실천하고 있다. 내용은 간단히 의례적인 인사내용을 담고 있다. 뉴스포털 사이트의 이메일에다 간단한 그림과 디자인을 가미하면 생동감있게 성의를 담을 수 있어 우호적 유대 형성에 더 큰 효과를 올릴 수 있다.

기자가 사무실을 방문할 때에는 주변 정리에 신경 쓴다.

기자가 오면 사무실의 책상 주변을 정리하고 중요한 자료가 노출되지 않도록 자료 보안에 유의한다. 기자들은 기사거리를 찾기 위해 가끔 쓰레기통을 뒤지고 빈 자리에 앉아 켜진 컴퓨터를 슬쩍 훑어보기도 한다. 책상 달력에 써놓은 행사 일정이나 업무연락(처), 벽에 걸려 있는 게시판의 알림 사항도 보안에 신경써야 한다.

취재 협조 시에는 잘 모르거나 정책상 노출시켜서 안 되는 내용은 확고하게 모른다고 잘라 말한다. 기자가 취재 방향대로 코멘트를 받아내려고 유도하는 데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


3.취재/편집 이론의 핵 '게이트키핑'


취재 보도 과정에서 일어나는 게이트 키핑(gatekeeping)을 이해하는 것은 언론의 취재 시스템을 익히는 좋은 방법이다. 게이트키핑은 연구자에 따라 의미가 다양하다.

 다양한 의미를 모아 보면 대체로 취재된 기사내용이 언론사 내부의 제작과정에서 선택 또는 거부되는 일련의 과정이다. 즉 게이트 키핑은 언론사 내에서 취재기자나 편집기자와 같은 뉴스 결정권자에 의해 뉴스가 취사선택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어떤 기사 내용이라도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많은 문(gate)을 통과해야만 한다. 모든 기사 내용이 이 문을 통과할 수 없다면 필연적으로 어떤 내용은 선택되고 어떤 내용은 삭제되는 진통 과정이 따를 것이다. 이처럼 기사 내용이 취사 선택되는 것을 게이트 키핑이라 하고, 게이트 키핑을 하는 사람을 게이트 키퍼(gate keeper)라고 말한다.

언론학자 스튜어트 후드(S. Hood, 1972)는 대중 매체의 게이트 키퍼는 과반수가 중산층 의식을 소유하며 갈등보다는 합의의 정치를 지향하고 있는데, 바로 이것이 그들의 뉴스관을 결정짓고 또 뉴스 선택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게이트키핑 과정의 통제 요인들>

저명한 언론학자 기버(Gieber)는 기자와 뉴스 취재원의 상호 관계 연구에서 뉴스 취재 과정 및 보도 과정에서 취재 기자를 1차적인 게이트 키퍼(gatekeeper)라고 정리한다. 취재 기자가 어떻게 뉴스 가치를 판단하고 취재에 임하느냐에 따라 뉴스 중요도가 어느 정도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후 2, 3차적인 게이트 키핑에 의해 기사 선택 기준이 달라진다.

기버는 게이트 키핑 과정에서 ‘지면에 게재할 수 있는 뉴스 품목 수의 많고 적음, 각 뉴스들의 중요성, 마감 시간에 대한 압박, 기술적인 제작’ 등의 요소에 비하면 개인적인 주관은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즉 기버는 게이트 키핑을 구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조직 및 그 조직의 관행적인 업무 요소들이 일선 취재 기자의 개인적인 기사 선택 기준보다 더 중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이 같은 주장은 기사의 취사선택이 일선 기자 뿐 만 아니라 언론사 조직의 여러 단계를 거친다는 점에서 뉴스 취재원과 기자와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반증하고 있다.<끝>


현재 페이지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

자주찾는 서비스 닫기

자주찾는 서비스 설정하기 총 8개까지 선택할수 있습니다.

메뉴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