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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소식

공공기관 CEO밀착 인터뷰(한전)

  • 작성자김영일
  • 게시일2005-03-28
  • 조회수9,892

해외 시장개척을 향한 한국전력 한준호 사장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한 사장은 우리시간으로 27일 새벽 리비아 전력청과 기술협력 이행협약을 체결했다. 한 사장과 옴란 이브라힘 아부크라 청장과 체결한 이 협약은 한전이 향후 6년간 발전, 송변전, 배전 등 리비아 전력사업 전 분야에 걸쳐 기술컨설팅, 세미나, 교육훈련 등을 담당하는 것이다. 한 사장은 리비아에서 귀국직후인 28일 문화일보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세계 최저수준의 송배전손실률(4.4%) 등 한전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당초 1500만달러 규모의 배전분야 기술컨설팅 용역사업까지 기대했으나 서명만 남겨놓은 상태에서 갑자기 리비아 쪽에서 체결을 미뤄 수주는 무산됐다. 리비아 사업은 한 사장이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추진한 최대 규모의 용역사업인데다가 아프리카와 주변 중동지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큰 기대를 모았었다. 리비아는 연 8%에 이르는 전력수요 증가에 대비, 오는 2015년까지 약 80억달러 투자계획을 갖고 있는 큰 잠재시장이다.

한전은 지난해 10월에도 중국 허난(河南)성 우즈(武陟)에서 10만㎾ 규모의 열병합발전소 건설·운영사업에 착수했고, 자오쭤(焦作)시와 60만㎾급 석탄화력발전소 2기 건설을 위한 투자협의서를 체결했다. 앞서 6월에는 중국 최대 발전회사인 다탕(大唐)집단공사와 발전분야 공동사업개발을 위한 협력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한전은 필리핀에서 총 185만㎾의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우크라이나, 스리랑카, 인도, 미얀마 등지에서 발전·송변전·배전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80년대까지 연 10%에 달하던 전력 성장률이 지금은 4%대로 낮아졌습니다. 여기에 전력시장 개방압력과 소비자들의 선택권, 환경친화적인 요구는 점점 높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일본이나 프랑스, 스페인의 대형 전력회사들도 이미 세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룩하고 세계적인 에너지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해외시장 개척과 사업부문의 다각화가 필수적인 과제라는 것이 한 사장의 판단이다. 이러한 경영비전과 함께 80년 초반수준의 전기요금을 현실화하는 문제가 시급한 과제라고 그는 말했다.

“전기요금을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세가지입니다. 투자보수율 확보를 위해 매년 적정한 투자가 이뤄져야 하고, 발전단가중 60%를 차지하는 석유와 석탄 연료비가 크게 올랐습니다. 그리고 시장(국민)이 이를 제대로 알고 절약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한전은 지난해 23조5999억원의 매출에 2조88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남겼다. 매출액 규모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에 이어 3위, 당기순이익은 삼성전자에 이어 2위다. 게다가 한전은 열린경영, 윤리경영, 사회공헌활동을 어느 공기업보다 앞장서 펼치고 있다.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주력해온 일은 이익을 내는 기업보다 이미지가 좋은 기업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윤리경영과 열린경영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했지요. 한전은 전국민이 고객이니만큼 전국에 270개 사업장을 잘 활용하면 삼성과 같은 좋은 기업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한 사장은 올해를 ‘윤리경영 정착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지난해 공기업 최초로 부패방지위원회와 체결한 ‘윤리확립시범사업협약’을 실천적으로 제도화, 시스템화하겠다는 의지다. 최근 500억원을 투자해 구축하고 있는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ERP)’은 좋은 사례다. 한전의 이같은 투명경영 노력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말 부방위의 청렴도평가에서 15개 공직유관단체중 4위를 차지했고, 특히 개선도면에서 전체 조사대상 기관중 가장 높았다.

2003년까지 2년 연속 꼴찌를 했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성적이다.

한 사장은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지원에도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00여명을 신규채용한 한전은 올해 상반기 400명, 하반기 200명 등 600명을 새로 뽑는다. 또 중소기업의 혁신과 지원을 위해 오는 4월7일 중소기업지원 석세스(Success)모델을 발표할 예정이다.

“중소기업 지원이 돈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신제품 연구개발과 개발제품 구입, 해외판로 개척 지원 등 기업진단부터 경영안정까지 종합적인 지원체계 구축이 필요합니다. ‘한전과 함께 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모델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문화일보 백상진기자 psjinn@munhwa.com

한준호사장은...25년 에너지분야 근무

한준호 한국전력 사장은 정통‘에너지 맨’이다. 공직생활 30년 가운데 25년을 에너지 분야에서 일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71년 행정고시(10회)에 합격, 교통부 행정사무관으로 공직에 첫발을 디딘 그는 동력자원부 석유정책과장·자원개발국장·석유가스국장, 통상산업부 자원정책심의관·자원정책실장, 산업자원부 기획관리실장 등 에너지관련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후 중소기업청장과 한국생산성본부회장, 대통령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3월 공모를 통해 한전 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한전이 스스로 변해야 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한 사장은 특히 산을 좋아한다. 지금도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주말에 등산을 즐긴다. 지금까지 20년 이상 산을 오르내린 한 사장은 “왼발과 오른발이 같이 움직여야 정상에 오를 수 있다”며 특유의 ‘등산경영론’을 펼친다. 지난달 25일에는 임원들과 함께 제주도 한라산을 등반하며 ‘산상 경영전략회의’를 가졌다. 한 사장은 항상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을 최고의 덕목으로 여기고 있다.

http://www.munhwa.com/society/200503/28/2005032801010905049004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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