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호에서는 더나은미래 김경하 편집국장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글로벌 동향에 따른 효과적인 사회공헌 방법과 청렴윤리경영에 대한 고견을 들어보고자 한다.
Q1. 공시 및 규제가 강화되면서 사회공헌 양상도 변화하고 있는 듯합니다. 기업이 사회공헌 활동을 효과적으로 시행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ESG 공시 의무화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은 2025년에 발표될 보고서부터 CSRD(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가 적용될 예정이며, 지난 3월에는 미국 상장기업들에 온실가스 배출량 등 기후위기와 관련된 정보 공시를 의무화하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후 공시 의무화 규정 최종안’이 통과됐습니다. ESG 규제는 단순한 연성법에서 경성법으로 변화하고 있어, 기업들이 이를 거스를 여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ESG와 사회공헌의 목적은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ESG는 기업의 가치사슬 전반에서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와 관련된 리스크를 관리해 장기적인 가치를 증대시키는 것이 주된 목적입니다. 주로 기업 활동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반면, 상당수의 사회공헌은 기업 경영활동의 성과를 지역사회에 환원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물론 지역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감소하기 위해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사회공헌 활동은 ESG 목표를 연계한 전략적 접근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는 플라스틱 배출 문제로 지속적인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2018년에는 '쓰레기 없는 세상(World Without Waste)'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고, 2025년까지 모든 포장재를 100% 재활용 가능하게 만들고, 2030년까지 포장재에 최소 50% 재활용 소재를 사용할 것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포장재의 재활용 설계를 강화하면서 2023년 환경 보고서에서 포장재의 90% 재활용을 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외에도 코카콜라는 사회공헌 차원에서 다양한 자원순환 캠페인과 파트너십을 통해 플라스틱 재활용과 순환경제 구축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 매년 소비자들과 함께 배달 용기와 페트병을 함께 수거하는 '원더플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코카콜라뿐만 아니라 이마트, SSG 닷컴, G마켓, 블랙야크, 요기요 등 8개 기업과도 함께 협력하고 있습니다. 수거된 플라스틱은 라벨 제거기, 캠핑의자 등 업사이클링 물품으로 만들어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효과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위해서는 기업의 업(業)과 연계된 ESG 리스크를 정확히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NGO, 소비자 등 외부 이해관계자와 협력하는 체계가 필수적입니다. 단순히 독립적인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실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시스템적 변화가 필요합니다.
코카콜라의 '원더플 캠페인'은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 캠페인은 기업의 비즈니스와 사회공헌을 전략적으로 결합해 플라스틱 재활용 문화를 확산시키며, 환경적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소비자와의 신뢰를 강화했습니다. 이처럼 사회공헌 활동이 기업의 핵심 비즈니스 전략과 연계될 때, 환경적·사회적 문제 해결과 함께 지속 가능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Q2. 사회공헌 사업을 진행할 때 기업의 청렴성과 윤리경영을 위해 고려해야할 점은 무엇일까요?
앞서 사회공헌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려면 기업의 청렴성과 윤리경영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법적 의무를 준수하는 것을 넘어, 기업의 모든 활동에서 투명성과 도덕성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회공헌 사업은 기업의 선한 의지를 나타내는 동시에, 이해관계자들에게 신뢰를 형성하는 중요한 기회이기 때문에 더욱 철저한 윤리적 기준이 요구됩니다.
외부 압력이나 선심성 활동이 아닌, 기업의 전략적 사회공헌이 필요합니다. 이는 기업의 본질적인 업(業)과 연계해 ESG 목표를 달성하고, 사회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특히 ESG 경영이 중요해지는 현 시점에서는, 단발적인 기부나 이벤트성 활동보다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사회공헌 전략이 요구됩니다.
사회공헌 활동에 사용되는 자금의 출처와 사용처를 명확히 공개해야 합니다. 불투명한 자금 운용은 기업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으며, 2016년 미르재단 사태는 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현재 기업별 기부금 항목에 대한 표준화된 공시 기준이 부족하여, 일부 기업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도 기부금 사용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내 사회공헌 항목에도 통일된 공시 기준이 없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사회공헌 활동이 단순히 홍보 도구로 인식되지 않도록, 파트너 및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구체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구글의 ‘AI for Social Good’ 프로그램은 그 좋은 예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플러드 허브(Flood Hub)’ 시스템은 머신러닝 기반으로 홍수 데이터를 학습한 AI를 활용해, 현재 기상정보와 강 수위를 예측하며 최대 7일 전에 홍수 경보를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재난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고,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사회공헌은 기업의 진정성을 드러내는 활동이어야 하며, 단순히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시도로 비칠 경우 오히려 부정적인 인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려면, 사회공헌 활동의 목표와 성과를 명확히 정의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