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코칭
윤리적 인사관리
박우성
경희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Q
인사관리 분야에서의 윤리경영 이슈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인사관리는 합리성, 공정성, 윤리성에 기초합니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이지 못하면 생산성과 경쟁력을 담보하기 어렵고, 구성원들이 공정하지 않다고 인식하면 기대한 생산성을 실현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윤리성이 결여되면 사회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원칙은 외부 노동시장에서 새로운 인력을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이들을 활용하고 평가 및 보상하며 은퇴시키는 순간까지 전 과정에 걸쳐 준수되고 적용되어야 합니다. 법을 준수하면서 공정하게 인재를 확보해야 하며, 이들을 법과 합리적 기준에 따라 평가 및 육성하고 보상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인사관리와 관련된 모든 결정은 크든 작든 윤리적 이슈를 내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최근에 가장 중요한 이슈로 부각된 것은 채용입니다. 채용 청탁에 관련된 임원들이 조사를 받고 구속되는 사건들이 심심치 않게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부정 채용은 무수히 많은 선의의 지원자들을 우롱하고 배신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정을 통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할리 만무하고, 그 결과 회사의 경쟁력 역시 크게 훼손되며 장기적으로는 조직의 생존 자체를 위협합니다. 이것은 또한 탈락한 많은 지원자들의 분노를 촉발하고 이들을 적대적 고객으로 만드는 일이기도 합니다. 부정적 영향은 기업에게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부정청탁이 횡횡하는 사회 역시 건강할 리 없기 때문입니다. 법원이 위법자들에 대해 엄중한 실형을 선고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직원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것도 인사관리의 중요한 윤리적 이슈입니다. 적지 않은 수의 직장인들이 개인적 혹은 업무적 이유로 만성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정신적 질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건강하게 조직에 들어온 사람들이 회사를 그만두는 날까지 안전하고 건강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조직의 윤리적 활동입니다. 과도한 근무시간을 줄이려는 정책적 노력도 필요하지만 근무시간을 줄이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은 아닙니다. 많은 성과압박과 스트레스 상황에서 건강과 활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점에서 근로복지기본법에 정의된 근로자지원프로그램(EAP)을 자발적으로 충실히 실행하는 것도 윤리적 인사관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투명하고 윤리적인 인사관리를 위해 우리 기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윤리적 인사관리를 위해서는 최고경영자의 윤리의식, 제도와 시스템, 그리고 문화가 필요합니다. 먼저, 최고경영자의 윤리수준은 조직의 윤리수준을 결정합니다. 부정 채용으로 물의를 일으킨 조직에 부정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가 없었던 것이 아닙니다. 리더가 부당하게 권력을 사용하면서 제도를 우회하거나 무력화시키는 것이 문제입니다. 리더를 선임할 때는 실력과 윤리성이 동시에 검증되어야 합니다. 무능한 리더도 위험하지만 비윤리적 리더 역시 그에 못지않게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두 가지를 모두 갖춘 리더를 만들어내도록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두 번째로, 제도와 시스템 역시 중요합니다. 비리나 비윤리적 행동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어야 하며, 더 바람직한 것은 아예 그런 행동 자체가 불가능하도록 시스템이 설계되고 운영되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 부서와 담당자들에 의해 중복 체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하고, 규정을 어긴 사람을 철저히 추적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야 비윤리적 행위를 하려는 충동이나 유인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윤리적 문화가 중요합니다. 모든 것을 제도와 시스템으로 막기는 어렵습니다. 막을 수 있다고 해도 강압과 벌칙에 의해서만 규칙을 지키는 조직에서는 건전한 윤리 시스템이 진화하고 발전하기 어렵습니다. 컴플라이언스를 뛰어넘어 사회적 가치가 공유되고 확산되는 문화와 플랫폼이 더 바람직한 이유입니다.

리더의 윤리의식과 시스템, 문화는 상호 보완적이고 상생적입니다. 선순환 효과를 만들어내는 데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지만 윤리라는 핵심 가치 위에 단단하게 뿌리를 내린 조직만이 오랜 세월 고객으로부터 사랑받고 사회에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