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은 근로자가 제공한 일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의미합니다. 공정임금이란 근로자가 제공한 가치와 성과에 대해 공정한 기준으로 임금을 받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공정임금을 위해서는 사회와 국가 차원의 공정성 확보가 매우 중요합니다. 한 사회나 국가 안에서 비슷한 일을 하며 비슷한 가치와 성과를 창출하는 사람들이 비슷한 임금을 받게 하는 것이 공정임금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영국, 독일 등 많은 서구 국가들은 공정임금법을 제정하여 서로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비슷한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공정임금법인 Equal Pay Act(1963)에서도 비슷한 일을 하는 같은 조직의 근로자는 성별에 관계없이 비슷한 임금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비슷한 일이라는 것은 기술, 노력, 책임, 작업 환경 등이 비슷한 경우를 의미합니다. 서구에서는 이를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이라고 부르며 임금 공정성을 실현하기 위한 대원칙 중 하나로 추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공정임금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촛불혁명’ 이후 공정성에 대한 기준이 높아졌습니다. 사회가 발전하면, 사회의 가치 있는 자원들을 배분하기 위한 공정성의 기준도 높아지게 마련입니다. 촛불혁명을 거치면서 우리 국민들이 기대하는 공정성의 기준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 저성장 사회로의 진입입니다. 과거 고성장 시기에는 서로 성장하고 발전하기 바빠서 다른 사람들의 성장이나 발전 속도에 관심을 가질 여력이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성장 시대로 들어서면, 점점 다른 사람들과 비교를 하게 됩니다. 유럽과 미국은 1970년대에, 일본은 1990년대에, 우리나라는 2010년에 접어들면서 이러한 현상이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는 성장보다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 즉, 공정성에 더 관심을 쏟게 된 것입니다.

셋째, 임금 자체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과거에는 일을 하고 임금을 받으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합당한 임금을 받고 있는지, 임금 외에 주어지는 복지들은 무엇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첫째, 직무중심 인사관리 제도를 구축해야 합니다. 각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개별 직무를 정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반적인 인사관리 제도를 설계하고 운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직급, 보상, 평가, 채용, 보직이동, 직원교육 등 인사 시스템의 모든 제도들이 직무를 기준으로 운영되거나, 최소한 직급과 보상을 결정하는 요소가 직무 중심이어야 합니다. 직무 중심 보상제도의 특징은 직무의 가치와 외부 시장에서의 경쟁력입니다. 이를 보상제도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공정임금 제도를 운영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합니다. 직무관리 인프라와 임금정보 인프라는 공정임금 제도 운영을 위한 필수조건입니다.
직무관리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 비슷한 직무들을 분류하고 이를 수평적으로, 또 수직적으로 조직화할 수 있는 체계가 있어야 합니다. 결국 공정임금 제도란, 직무들을 분류하고 비교 가능한 방식으로 인프라를 구축하여 이에 대한 임금 체계를 적용할 수 있는 규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직무 가치에 적절한 임금 체계가 적용되는 임금 제도를 의미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직무 분석 및 직무 평가와 같은 인사관리 제도들이 먼저 정착되어 있어야 합니다.

임금정보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체 노동시장의 임금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시장임금 정보조사 등의 방식을 통해 우리 기업과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들이 동일한 직무에 어느 정도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이를 참고로 하여 다른 기업들과 경쟁할 만한 임금 수준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업마다 내부 사정과 전략에 따라 임금 수준을 조절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공정임금의 올바른 운영을 위해서는 근로자들의 참여도 필요합니다. 임금제도에서 중요한 것은 ‘근로자들의 수용도 및 만족도를 어떻게 제고할 것인가’이기 때문입니다. 임금제도의 핵심은 근로자들이 임금제도를 공정하다고 여기고, 근로의지를 높일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조직의 근로자들이 어떠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어떠한임금제도를 선호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어야 공정하고 설득력 있는 임금제도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금제도와 관련하여 근로자들과 지속적인 의사소통을 실시하고, 또 특정 영역에 있어서는 근로자들이 직접 참여해서 임금제도를 함께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