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속 기업윤리

좋은 기업은 물건이 아닌 신뢰를 판다

도서 ‘신뢰를 팔아라’

내연기관 자동차가 공해유발의 주범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2010년대 자동차 산업 변화의 키워드는 ‘친환경’으로 바뀌었다. ‘연비를 높인 고효율의, 저공해 기준을 충족하는 자동차’를 개발하기 위해 자동차 제조사는 집중했다. 폭스바겐 역시 ‘세상에서 가장 엄격한 배출 기준을 충족하는 자동차’를 개발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그들이 개발한 것은 속임수를 써서 배출 테스트를 통과하는 소프트웨어였다. 이른바 유해한 질소산화물 배출로 비판받아온 디젤 자동차의 배출 가스량을 조작해온 사실이 밝혀진 ‘디젤 게이트’이다. 환경친화적인 자동차를 생산함으로써 시장을 선도하고 매출을 확보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달성하기 불가능해 보였던 폭스바겐은 미국의 법적 요건보다 최대 40배까지 더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자동차를 판매함으로써 환경에도 더 큰 피해를 입혔고, 미국 시장에서만 대량 리콜과 최대 180억달러(약 21조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물었을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의 매출과 신뢰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도서에서는 기업이 어떻게 신뢰를 얻는지 ‘역량, 동기, 수단, 영향’이라는 네 가지 요소를 통해서 살펴보고, 무너져버린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다양한 사례와 분석을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기업의 신뢰는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력(역량)이 전제조건이 되어야 하며, 기업이 타인의 이익에도 기여할 ‘동기’를 갖추어야 한다. 또한, 기업은 목표달성을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공정한 수단’을 활용해야 하며, 의도한 ‘영향’에 책임을 지고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지가 그 기업을 신뢰할지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즉, 기업의 신뢰라는 것은 한번에 획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이해관계자의 동의를 통해서 계속적으로 평가되는 과정이라고 보아야 한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한번 무너진 신뢰는 회복이 험난한 여정일 수밖에 없다. 기업은 어디서 신뢰가 무너졌는지, 어떤 요소를 보완해야 하는지를 이해하고 다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네 가지 요소의 관점에서 내부를 점검해야 한다. 또한 신뢰의 가치를 최우선시하는 문화를 통해 기업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이해관계자에게 신뢰를 전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이미지출처: 예스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