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United Nations Office on Drugs and Crime)의 'UNODC, Somethings Off Corruption Risks Related to Food Safety and its Public Health Threats(2023)' 보고서는 글로벌 식품 공급망의 부패 위험과 정부 및 정책 입안자의 부패 방지 기회를 제시한다. 보고서에 의하면 식품산업에서 부패는 기업이 이익 극대화 또는 비용 최소화를 위해 식품안전조치와 식품 통제 시스템 구축을 하지 않아 발생하게 되며, 이는 공익 보호를 어렵게 한다. 전 세계 식품산업의 경제적 가치는 약 9조 3,600억 달러, 전 세계 GDP의 9%로 식품 산업에서의 부패는 세계 공중 보건 등에 미치는 광범위하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보고서는 UN의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작성되었으나 기업에도 시사점을 준다. 소비자 안전과 부패 방지 이슈가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와 기업의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식품산업 공급망에서의 부패 위험과 관리에 대해 다루기 때문에 식품산업계의 윤리경영 담당자 또는 공급망 내 부패를 관리하고자 하는 청렴윤리경영 담당자가 참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보고서 리뷰에서는 해당 보고서의 내용 중 부패 식별과 개선에 참고해볼 수 있는 정보를 요약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식품안전 및 공중보건위협 관련 부패 위험

안전한 식품에 대한 접근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 중 하나다. 소비자는 자신의 필요와 예산에 맞는 최고의 식품을 선택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지만 복잡한 공급망, 식품 로비 단체 및 기타 외부 영향은 소비자가 진정한 정보에 입각한 선택을 할 수 없게 만들 수 있다.

1. 식품 공급망 부패 위험

보고서에 따르면 식품의 안전을 유지하려면 공급망의 각 단계에는 존재하는 부패 위험을 줄이는 조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의사결정자가 조직의 부패행위가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다. 다음은 보고서에서 제시하는 식품 공급망 각 단계에서 발생 가능한 잠재적 부패위험을 표로 정리한 내용이다.

<식품 공급단계별 부패 위험 예시>

2. 부패위험 해결 필요성

다음과 같은 이유로 식품 관리에 연계된 부패위험을 해결해야 함을 보고서에서는 강조하고 있다.

• 공중보건 보호 : 부패 문제를 해결하면 정부가 질병 예방부터 감지, 대비, 대응, 관리에 이르기까지 식품 안전 및 식품 통제 조치의 전 영역을 강화할 수 있으며, '원헬스(one health)¹⁾' 관점으로 접근하면 식품 공급망에 관련된 모든 동식물 및 생태계의 건강과 지속가능성을 개선 및 증진하는 데 도움된다.
• 소비자 이익 보호와 대중의 신뢰 구축 : 식품 공급망과 생산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면 소비자(시민사회 단체)는 자체 연구를 바탕으로 식품안전조치를 독립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정부의 부패위험 해결은 공공 자원이 낭비되지 않도록 보장하고, 식품 생산 조직의 효율성과 책임성을 개선하여 식품 산업에 대한 대중의 신뢰와 정부의 관리 능력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다.
• 국가 간 무역관계 보호 : 무역 파트너 간 거래 제품의 품질과 안전에 대한 신뢰를 높임으로써 국가 간 무역 관계를 활발히 할 수 있으며, 식품 무역에서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제고하면 한 국가가 다른 국가에 불필요한 제한적 무역 장벽을 부과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 환경 보호 : 인간이 소비하는 거의 모든 식품은 자연에서 유래하며, 식품 생산은 환경에 의존하고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 부패 행위는 환경, 특히 토지 피복, 생태계, 대기 및 수질 오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식품 공급망의 1차 생산 및 가공 단계에서 부패를 줄이기 위한 예방 조치는 환경 보호와 동시에 지속 가능한 농업에 도움이 된다.(부패는 농부가 농약이나 비료의 과도한 사용을 눈감아주도록 검사관에게 뇌물을 공여하거나 다국적 회사가 정부 장관에게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소 방목을 위한 열대우림 개간을 승인하는 등 자연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

따라서 정부는 식품 공급을 보호하고 공중 보건을 지키기 위해 초기 생산부터 준비 및 판매에 이르기까지 식품 공급망의 각 단계에서 식품안전조치와 관리 시스템을 구현하여 시장에 출시되는 모든 식품이 사람이 섭취하기에 적합한지 확인해야 한다.

• 식품안전조치: 이는 식품이 (1)사람의 섭취에 적합하고, (2)대중에게 판매가능함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을 결정하기 위한 안전 프로세스를 제시한다. 식품안전조치 기준은 국가별로 상이할 수 있으나 기준마련은 모든 국가에 필수적이다. 특히, 해당 식품 공급망이 국제 무역과 관련된 경우, 국제 표준을 기반으로 설계 된다.
  (예: 세계무역기구(WTO)의 위생 및 식물위생 조치(SPS) 적용에 관한 협정 등)
• 식품 관리 시스템: 정부는 식품안전조치의 효과적인 이행과 집행을 보장하고 식품 산업 공급망 참여자들의 행동을 감독 및 관리하기 위해 강력한 식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정부는 통제 시스템의 범위와 설계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식품 관리 시스템의 설계는 국가마다 다를 수 있다. 기존의 공중 보건 요건, 공중 보건 보호와 관련된 법적 및 제도적 프레임워크, 기술, 재정 및 인적 자원의 가용성과 같은 국가적 요인이 시스템의 설계에 영향을 미친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과학 기반 접근 방식 통해 식품안전조치와 식품관리시스템이 과학에 증거와 분석을 바탕으로 이루어 지도록 함으로써 부패행위를 방지하고, 위험 기반 접근 방식의 부패위험관리 프로세스를 개발 및 운영하며, 예산의 투명성 제고, 부패 취약한 주요 직책에 대한 통제 강화, 보고 메커니즘 강화 등의 추가적 조치를 통해 부패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 기업들 역시 대중의 신뢰와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해 식품 공급망의 각 단계에서 부패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통합적 노력이 필요하며 이러한 정부의 조치를 참고해볼 수 있다.

• 인간, 가축, 야생동물, 식물, 더 넓은 환경(생태계 포함)의 건강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상호 의존적이라고 보는 관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