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I(다양성, 공정성, 포용성)는 ESG의 사회영역(Society)에 해당된다. 기업의 DEI 증진을 위한 전략은 각 사회의 역사, 체제, 문화적 맥락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인종차별이 주요 DEI 주제가 된다면, 한국에서는 성차별이 더 중요한 DEI로 다루어지고 있다. 기업은 일관된 DEI 전략을 수립하면서도 각 지역과 사회의 색채를 통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최근 ESG 규제 및 공시 프레임워크가 증가됨에 따라 다양성에 대한 기업의 정책과 성과를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혹은 다양성 보고서(DEI Report)를 통해 공시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기업이 이해관계자별 특성에 맞는 다양성 목표와 전략이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다음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세포라(Sephora)

세포라는 LVMH 그룹 산하의 뷰티 및 개인용품 등을 다루는 프랑스 다국적 소매기업이다. 세포라는 쇼핑이라는 고객 경험에서 어떠한 인종차별이 있는지 파악하고, 이에 대한 실행가능한 솔루션을 마련하고자 2019년 관련 연구를 진행하였다. 조사 결과 고객 5명 중 2명은 인종이나 피부색으로 쇼핑에서의 부당한 대우를 경험하였고, 직원 5명 중 3명은 직장에서 이와 관련한 편견을 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세포라는 직원 전체가 다양성과 대표성을 갖기 위해 무의식적인 편견과 인종차별 등에 대한 정책과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과제를 도출하였다.

세포라는 먼저 다양성 분야 기업의 목표를 수립한다. ‘뷰티 소매산업에서 DEI 챔피언이 된다’는 비전과 세포라의 주요 이해관계자를 담아 '모든 아름다움을 옹호하며, 직원/소비자/지역사회를 위한 포용적인 환경을 조성한다'는 미션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세부적으로 6개의 DEI 대상 그룹(유색인종, 여성, 장애인, LGBIQIA+¹⁾, 일하는 부모, 밀레니얼 세대, 50세 이상의 사람들)을 구분하여 11개의 DEI 활동 접근방식을 마련하였다.

<세포라의 11개 DEI 활동>

[출처: 세포라 2022년 DEI 보고서 'DE&I Heart Journey’]

세포라는 DEI를 기업 내부활동으로 인식하지 않고 소매업계를 개선하기 위해 보다 포괄적인 마케팅 프로그램, 직원 교육, 세포라에 입점하는 공급업체의 다양성 확보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히스패닉 관리직 15%, 흑인 및 아프리칸 관리직 8%’와 같이 구체적인 대상과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따른 진행과정과 성과를 ‘다양성 보고서’를 통해 꾸준히 공시함으로써 기업의 노력을 알리고 있다.

넷플릭스(Netflix)

넷플릭스의 공동 CEO이자 콘텐츠 책임자인 테드 서랜도스(Theodore Sarandos)는 '스크린의 포용은 내부 커뮤니티의 포용에서 시작된다'라고 발표한 바 있다. 즉,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직원들이 늘어나는 것이 넷플릭스가 유통하고 만드는 영상에서도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를 만드는 기반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사명 하에 넷플릭스는 임직원의 DEI 현황과 넷플릭스에서 배포되는 컨텐츠의 DEI 현황을 나누어 관리하고 성과를 공시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조직과 컨텐츠산업 DEI 활동>

[출처: 넷플릭스 2022년 포용성 보고(웹사이트)]

내부 직원과 관련해서 넷플릭스는 조직원이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면 결국 조직을 떠나기 때문에 조직 구성원이 스스로 대표성을 느끼도록 '포용이 뿌리내리는(Inclusion Takes Root at Netflix)' 노력을 기하고 있다. 포용성 향상은 '긴 여정의 한 단계'라고 강조하며, 직원 한 명 한 명이 포용을 염두에 두고 회사 안팎의 모든 이슈와 결정을 들여다보는 개인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넷플릭스는 '포용 렌즈(inclusion lens)' 개념을 적용하여 '누군가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았는가?', '누군가를 배제하지는 않았는가?', '관련된 내용을 확실하게 전달하고 있는가?' 등의 직원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였다. 이러한 포용적이며 평등한 일터에서 좀더 창의적인 혁신과 협력의 결과물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영상에서의 다양한 인물, 이야기를 담기 위해서 2021년 창작발전기금을 조성하여, 2년 동안 35개 이상의 국가에서 100개 이상의 프로그램에 2,900만 달러(약 350억 원)을 투자하였다. 또한 넷플릭스가 갖고 있는 자원과 훈련을 함께 제공하여 단편 영화 40여개가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등 영상 다양성 및 포용성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교보생명보험

교보생명보험은 이사회와 임직원 구성에서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먼저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이사회에서 특정 배경 또는 일부 집단의 이해관계를 대변하지 않기 위해 성별, 연령, 출신 배경, 국적, 인종, 종교, 문화적 배경 등의 다양성을 추구하며, 2022년 이를 명문화하여 ‘이사회 다양성 정책’을 수립하였다. 이와 같이 정책을 명문화함으로써 여러 특성을 고려하여 이사회 구성의 특정한 집단 편중을 막는 기준이 될 수 있다.

<교보생명보험의 이사회 다양성 정책(2022) 중 발췌>

[출처: 교보생명보험 웹사이트]

교보생명보험은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라 2022년 여성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하였으며, 사외이사 후보군의 20%이상을 여성 후보자로 구성하여 관리하고 있다.

또한 임직원의 다양성 증진을 위해 향후 여성 리더 확보를 위해 각 부문별 여성 인력 선발과 육성을 위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25년까지의 여성인력 육성 로드맵을 수립하여, 부문별 여성인력에서 영업현장 및 전사 차원의 여성 인재 확보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여성 인력 현황 보고에 있어서 여성 관리자수, 중간관리자수, 임원수, 총수익 창출 직책수, STEM부서(IT담당, 계리팀 등) 직원수 등을 나누어 공시하는 등 전사적인 성과 관리 중에 있다.

• LGBTQ+: 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 queer or questioning, or another diverse gender identity의 약자로 다양한 성정체성을 지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