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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윤리
브리프스

2018년
09월호

전문가 코칭

내부고발 (Whistle-blowing)

뉴 노멀 시대와 기업윤리박 흥 식 | 중앙대학교 교수

Q1 내부고발이란 무엇이며, 기업에게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

내부고발이란 기업 내부의 부정이나 잘못된 일처리를 시정하기 위한 보고 또는 신고 행위이다. 보다 자세하게는 법규 위반, 비윤리적 관행, 사회적 가치를 침해하는 부적절한 업무 처리 등을 직속 상사, 경영진, 감사 부서에 보고하거나 그렇게 하여 시정되지 않을 경우 국회, 감사원, 검·경찰, 감독기관, NGO, 미디어에 알리는 행위이다. 기업에게는 직원이나 이해관계자가 업무와 관련하여 법규 위반이나 잘못을 발견하고 이를 중단시키거나 경영층의 주의를 촉구하려는 시도이고, 개인에게는 조직의 이익, 사회적 책임을 위한 일이고 도덕적 의지, 직업윤리, 양심에 따른 행동이다. 외부 폭로에 이르면 불복종의 의사 표시이다.

몇 가지 오해. 첫째, 내부고발은 ‘내부고발=외부 폭로’라고 알려져 있으나 사실이 아니다. 외부 폭로는 기업이 위험 요소의 관리와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한 최악의 경우이고, 기업이 윤리 문화 구축에 실패하고, 조직이 위해요소에 대한 정보 수집 기능을 상실한 경우에 나타는 예외적 사례이다. 기업이 기본적으로 해서는 안 될 일을 했거나 했음에도 그러한 문제를 자정할 능력을 갖지 못한 경우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다. 둘째, 사람들은 ‘내부고발=조직을 해치는 행위’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내부고발의 대부분은 조직의 보호와 이익을 위한 노력이다. 기업의 이미지가 나빠지고, 신뢰가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또는 미래의 경제적 손실을 막기 위한 직속 상사, 최고경영자나 감사 부서에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주의를 촉구하고 중단시키려는 시도이다. 동료들에게 말하는 것은 내부고발이 아니다. 셋째, ‘내부고발=내부 직원의 행동’이라는 생각도 오해이다. 내부고발자가 주로 전·현직 직원이나 종업원들인 것은 맞지만, 파견 근무자, 외주 업체 직원, 자문이나 상담역을 맡고 있는 변호사, 회계사, 노무사, 금융 전문가는 물론이고, 인턴도 될 수 있다. 기업 소속이 아니라도 업무에 관련이 있거나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투자자나 고객, 심지어 경쟁기업도 내부고발자가 될 수 있다. 유통업자, 납품업체, 광고나 홍보 대행사, 위탁 교육 업체, 고객 등의 외부자도 기업 내부의 부정을 인지할 수 있는 한 내부고발자로 법이 보호한다.

Q2 내부고발의 주변인은 어떠한 시선으로 내부고발을 바라봐야 하는가?

내부고발이 경영층이나 감사 부서에 대한 것일 때에는 문제가 없으나 외부 폭로로 나타나는 경우, 기업 경영층, 관리자, 동료들은 배신으로 간주한다. 법률이 “어떠한 신분상 불이익이나 근무조건상의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집단 따돌림, 폭행 또는 폭언, 그 밖에 정신적·신체적 손상을 가져오는 행위”도 못하도록 규정하지만 대부분은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복에 나서고 고발자가 조직을 떠날 때까지 보복을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은 기업이 두 번 실패하는 길이다. 기업의 이러한 대응은 직원들이 조직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문제를 발견하더라도 나서지 말고 침묵할 것을 교육하는 것과 같다. 경영층이라면 내부고발이 외부 폭로로 나온 것을 자신의 관리 실패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고, 동료들은 우정이나 의리의 문제가 아닌 조직의 규정, 절차, 법과 행동강령에 기초한 인식이 중요하다. 내부고발은 기업이 성장 잠재력을 잠식, 훼손하는 문제들을 사전에 발견하고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역량 있는 관리자라면 내부고발의 이러한 긍정적 기능을 인식하여 직원들의 위험 요소에 대한 자유로운 소통을 보장하는 치유메커니즘을 완성할 수 있을 때, 경영성과를 위한 윤리적 자산 구축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길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외부폭로로 인한 이미지 실추라는 똑같은 실수도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