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발전사들이 강화된 환경규제와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을 이유로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 투자에 나서고 있다. 공적금융기관도 이 프로젝트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환경단체는 이 같은 해외 석탄발전소들에는 한국보다 허술한 오염물질 배출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에 심각한 대기오염을 유발하고, 현지인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며 투자를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금융기관이 지원한 동남아 14개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연간 31만 2000톤에 이르는 데 반해 국내 635개 사업장의 연간 오염물질 배출량이 36만 톤인 것을 고려하면 피해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의 이면에 환경오염을 비롯한 비윤리적 문제점들이 산재해 있어 이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착한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요즘 재계에서는 사람, 환경, 사회적 가치 중심의 지속가능경영에 뜨거운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기업내 사회적 책임 담당 CSR팀을 지속가능경영팀으로 바꾸거나 이와 비슷한 새로운 조직을 신설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방법도 이전보다 적극적이다. 포스코는 기존 사회공헌 활동의 재편을 위해 기업시민위원회와 기업시민실을 신설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세먼지 연구소’를 설립했고, 시스코(CISCO)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100톤을 감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자원 절약과 재활용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순환경제’를 실천하는 기업도 있다. 환경친화적 종이 재생 시스템인 ‘페이퍼랩’ 제품을 선보인 한국엡손이 그 예이다.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많은 기업이 동참해야 할 때이다.
윤리적·가치 소비를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패션 업계에서도 이에 발맞춰 지속가능패션을 추구하고 있다. 지속가능패션은 동물윤리와 친환경을 고려한 패션을 의미한다. ‘없어 보임’의 대명사였던 인조 가죽과 인조털(Fur)이 각각 ‘비건(Vegan) 레더’와 ‘에코 퍼(Fur)’로 불리며 각광을 받고 있다. 또 재고 의류를 해체해 새 옷으로 재탄생시킨 ‘업사이클링’도 패션 피플 사이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코오롱 FnC는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RE;CODE)’를 운영하고 있다. 관계자는 래코드에 대해 매출이나 외형성장만을 염두에 뒀으면 론칭조차 못했을 것이라며 업사이클링이라는 개념을 사회에 알리고자 하는 사회공헌적인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패션업계에 부는 친환경 지속가능 움직임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일이다.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의 새 보고서는 2018년 월마트, 타겟, 켈로그, 델, 레고 그룹 등의 대기업 연합이 공급망 전체 탄소 배출량을 6억 3천 3백만 톤으로 줄이고, 193억 달러를 절약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대기업이 환경개선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들의 탄소 배출량 보다 5배가량 많은 공급망 내 협력사들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관건임을 강조하면서, CDP 회원 중, 35%의 공급업체만이 탄소 감소 목표를 구체화했다고 밝혔다. 공급자에게 지속가능성에 관한 데이터를 요구하는 것은 환경개선을 위한 첫걸음이다. 탄소 배출량 감축의 가시적인 성과를 위해 지속가능한 공급망에 대한 대기업의 적극적인 관리·감독과 공급업체의 실천이 모두 요구된다.
책임투자원칙(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 PRI)은 신용평가기관이 기업 평가보고서에 신용과 관련된 기업의 ESG 위험과 기회 요소를 명시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뜻을 밝히고, 2016년부터 신용평가기관 및 투자자들과 협력해 신용위험분석에서 고려해야 할 ESG 사항을 개선해왔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인 S&P는 ESG 사항이 신용 분석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명확히 보여주기 위한 단계별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피치(Fitch)는 ESG 사항이 개별 신용 등급 결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기 위해 ESG “관련성 점수”를 발표하였고, 최근 무디스(Moody’s)는 ESG 전용 팀과 자원을 확장했다. 신용평가분석에서 ESG 사항의 중요성을 외부에 알리려는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의 움직임이 기업들의 신용관리 전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바티칸시국은 인공지능 윤리 촉진을 위해 관련 이슈를 다룬 우수 논문 및 아이디어 등을 시상하는 국제 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협업해 진행하게 될 이 대회는 인공지능과 관련된 다양한 윤리 이슈에 대해 다룬 우수 논문을 선정해 시상하며, 우승자에게는 6,000유로(약 764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인공지능 윤리에 대한 논의를 촉진하고, 우수 아이디어를 확산하기 위한 취지이다. 국내에서도 민간 기업과 정부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윤리에 대한 논의에 박차가 가해지고 있는 만큼, 국제적으로도 해당 이슈에 대한 논의는 점차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