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은 이전에는 일상생활에서 예외적인 것으로 치부되던 현상이나 행동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을 말합니다. 예컨대 비대면 수업이나 재택근무는 이전 같으면 아예 없었거나 특별한 경우에나 실시되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에는 일상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사람들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적응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은 사람들의 행동과 관습을 바꾸고 있습니다. 자연히 경제 및 산업의 구조와 행태도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뉴노멀은 코로나19 이후 달라질 사회의 모습을 통칭하는 용어이지만, 현재로서는 그 구체적인 모습을 단언하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디지털 경제, 친환경·녹색경제, 연대와 협력에 입각한 포용경제로 전환하는 세 가지 경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보건 위기와 함께 수요·공급의 동시 충격으로 인한 경제·산업위기를 겪으면서 두 가지 사실이 분명해졌습니다. 하나는 보건·환경위기를 해결하지 않으면 경제적 번영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기업도 오염물질과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미래의 존속 자체가 불확실해지는 사회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지속가능경영이 강조되는 배경입니다. 다른 하나는 감염병 확산의 차단에는 개인이나 개별 기업 및 국가 차원의 방역 노력도 중요하지만, 개인과 기업 그리고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 없으면 개별적인 노력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점입니다. 기업도 주주를 위한 이윤추구와 함께 시민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수요자와 협력회사 그리고 지역사회와 국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연대·협력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사회가 되었으며, 이것이 바로 사회적 가치가 강조되는 배경이라 할 수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는 중·장기적으로 디지털 경제, 친환경·녹색경제, 연대와 협력에 입각한 포용경제로 전환될 것입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기업은 소극적으로는 이러한 경제구조의 전환에 적응하여 자신의 생존과 성장을 도모하고, 적극적으로는 자신의 비즈니스 전 과정을 혁신하여 경제구조의 전환과정을 선도해야 합니다. 거시적 경제구조의 전환은 미시적으로 개별 기업과 산업의 구조 전환으로 실현되는 것입니다. 한국경제가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 그리고 첨단 정보산업에 이르기까지 선진공업국의 추격에 성공한 것은 기업들이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혁신에 매진해온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 한국경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거대한 전환점에 직면해 있습니다. 기업은 새롭게 전개될 뉴노멀에 대한 객관적 예측을 바탕으로 자신의 비즈니스를 혁신함으로써 자신의 성장을 도모하고 경제구조 전환의 일익을 담당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첫째, 기업은 자신이 영위하는 사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제조공정의 디지털화로 생산성을 높이고, 나아가 이를 제품의 기획과 설계, 주문과 사후 서비스 등 가치사슬 전반으로 연결하는 디지털 혁신을 이루어야 합니다. 둘째, 경영패러다임을 친환경적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오염물질의 관리와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를 위한 기술개발과 설비투자를 비용으로 간주할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경영 및 새로운 사업 기회의 창출을 위한 투자로 인식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셋째, 이윤추구에만 매몰되지 말고 연대와 협력의 공생 가치의 실현에도 노력해야 합니다. 전 세계 기관투자가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를 금융상품 운용에 활용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기업경영의 패러다임이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주주자본주의(Shareholder Capitalism)’에서 이해관계자와의 공생을 강조하는 ‘이해관계자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로 바뀌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입니다. 이러한 글로벌 경영패러다임의 변화를 외면하면 기업은 성장은커녕 존속도 장담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