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돋보기
사회적 책임투자와 기업 지배구조
주요 대기업은 ESG 경영을 위하여 전담부서 신설, ESG 평가기준 수립, 경영프로세스 점검 등 ESG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평가하는 것이다. ESG가 대두되게 된 것은 사실 책임 있는 투자, 지속가능한 투자 등의 사회적 책임투자가 기업들이 ESG 경영을 선언하고 이를 기업경영의 한 기준으로 삼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사회적 책임투자(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SRI)의 핵심적 요구는 기업의 리스크를 공개하라는 것이다. 투자자는 ESG를 중시하는 기업들에게 투자하고, 기업은 경영활동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투자자의 이익을 안정적으로 가져다주는 것이다. 사회적 책임투자는 투자자들의 장기적 수익 추구에 부합하면서 또한 기업의 경영활동이 사회에 이익이 되고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는 하나의 투자방향성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기업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 중 자금 조달은 기업의 생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금조달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투자를 강조하는 시장환경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ESG가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세 가지 요소로 구분되어 이에 따른 ESG 평가기관의 평가요소나 사회적 책임투자를 수행하는 기관투자자들의 평가요소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각 요소에 대한 평가요인은 다양하고 포괄적이며 환경변화에 따라 이러한 기준들은 변화할 수 있다. ESG 경영 실현에 있어 환경이나 사회적 가치를 기업이 실천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지배구조는 핵심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환경과 사회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이사회의 구성과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의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뇌물이나 부패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등 기업의 투명성을 증진하여 기업윤리를 준수하는 지배구조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 기업의 지배구조는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 책임을 보여주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투자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고려될 수 있다. 건강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는 투자자와 신뢰관계를 구축하는데 기여할 수 있으며 장기적인 투자 유인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다.

지배구조와 관련하여 공통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평가요소는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의 구성, 기업윤리, 뇌물 및 부패,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공정경쟁 등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제시한 지배구조 관련 구성요소로는 이사회 구성, 감사위원회 구조, 뇌물 및 부패, 임원보상, 로비, 정치기부금, 내부고발자 보호 등이 있다.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조사에서 18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유한양행은 사내이사를 7명에서 4명으로 줄이고 사외이사를 3명에서 5명으로 그 수를 확대하였다. 또한 경영진과 의사회를 분리하여 투명한 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속가능성발전소에서 시가총액 100대 기업에 대한 ESG 평가에서 유한양행은 제일 높은 점수를 받기도 하였다.

SK 하이닉스도 투명한 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이사회 의장과 대표를 분리하여 경영진에 대한 감시 및 견제기능을 강화하였다. 또한 사회이사 비율을 전체 이사의 과반수를 유지하도록 규정하여 이사회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지배구조의 건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앞다투어 발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ESG와 관련하여 지배구조 관련 기업들의 대응이 더딘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지배구조 관련 기업들의 대응은 이사회의 구성과 관련된 내용으로 지배구조 관련 고려요소인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이나 뇌물과 부패 관련 정책 등에 대한 대응은 미진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ESG 경영과 관련하여 대응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분야로 지배구조가 41.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환경과 사회는 각각 35%, 23.7%의 응답을 보여 기업이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는 지배구조로 나타났다. 지배구조 관련 이슈로는 경영권 승계 36.3%, 회사 자산 사적유용 등 경영진의 모럴해저드 32.7%, 일감 몰아주기 12%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지배구조는 기업이 경영활동을 하면서 준수해야 될 행동규범과 관련된 규칙을 마련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기업 평가의 중요한 요인으로 이에 관심을 가지고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 기업의 ESG를 평가하는 기관의 수가 매우 다양하며 기관들이 각각의 평가기준과 지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일관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존재하지만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리스크를 줄이는데 있어 지배구조 관련 요인이 다른 환경이나 사회적 가치의 실행을 뒷받침하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관련 요인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