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적 관점의 이익추구만으로는 기업이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되었다. 사회는 사회환경과의 관계를 고려한 기업 활동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ESG 경영 활동에서 S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사회공헌, 직장 내 인권 보호, 건강한 근로환경 조성 등과 관련된 내용을 의미한다. 이번 사례돋보기에서는 ESG 경영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다양한 기업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1.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세상을 이롭게 하는 AI(AI for good)를 활용한 사회공헌 활동
마이크로소프트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방식으로 클라우드 및 데이터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ESG 등급 평가에서 5년 연속 AAA의 평가를 받으며 ESG의 모든 활동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기업의 특징을 살린 ‘착한 인공지능(AI for good) 프로젝트’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ESG 활동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인공지능을 활용한 사회공헌활동의 대표적인 프로젝트는 ‘지구를 위한 AI(AI for Earth)’, ‘접근성을 위한 AI(AI for Accessability)’, ‘인도주의적 행동을 위한 AI(AI for Humanitarian)’,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AI(AI for Cultural Heritage)’, ‘건강을 위한 AI(AI for Health)’ 프로젝트이다.
‘지구를 위한 AI(AI for Earth)’ 프로젝트는 전 지구적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클라우드 서비스와 AI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보호, 바다정화를 통한 플라스틱 제거, 어획 및 남획 금지 등 글로벌 환경문제 해결에 공헌하며, ‘접근성을 위한 AI(AI for Accessability)’ 프로젝트를 통해서는 장애인을 위한 교육, 고용, 커뮤니티, 가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여 도움을 주고 있다. ‘인도주의적 행동을 위한 AI(AI for Humanitarian)’ 프로젝트는 재난지원, 난민보호, 아동문제 등과 관련된 일을 수행한다.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AI(AI for Cultural Heritage)’ 프로젝트는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인류 문화유적지, 문화유물,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인물, 사라져가는 언어’의 4가지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언어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AI 번역 플랫폼을 통해 소수언어를 번역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사라져가는 언어를 보호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고대 마야문명의 유카텍어, 오토미족이 사용한 오토미어 등이 AI 번역 플랫폼을 활용하여 언어를 보전하고 있는 사례이다.
최근에는 ‘건강을 위한 AI(AI for Health)’ 프로젝트를 출범시켜 질병과 관련된 시각자료 등을 제공함으로써 정확한 정보 제공을 통한 지역사회의 인식 전환에도 기여하고 있다.
2. 페이팔(Paypal), 직원 최우선의 원칙을 통한 사회적 책임 실천
‘직원 최우선의 원칙’이라는 말이 있다. 직원 최우선의 원칙이란 회사가 직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그 영향을 긍정적으로 만드는 것이 회사의 책임이라는 것으로, 이를 위해 직원들의 변화를 이끌고, 뒷받침할 조직과 시스템의 변화를 동반하겠다는 내용까지 포함한다.
2022년 미국 비영리단체인 저스트 캐피탈(JUST Capita)이 발표한 ESG 지표 기반 미국 기업 순위에서 페이팔(Paypal)은 직장 노동자의 가처분 소득을 높여 생산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아 평가 100개 기업 중 6위의 높은 순위를 차지하였다.
페이팔은 2018년 실시한 직원여론조사에서 회사의 시간제 노동자가 재정적 불안정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에 페이팔은 직원의 가처분 소득 목표를 산출하는 지표를 개발하여 이를 측정했는데, 그 결과 시간제 노동자뿐만 아니라 높은 급여를 받는 직원마저도 의료비와 같은 예상하지 못한 지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페이팔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동자의 급여와 복리후생에 중점 투자하는 정책을 실시했고, 2021년 시간제 노동자 및 신입 직원의 최소 가처분 소득을 18% 인상하였다.
페이팔은 노동자가 직장에 온전히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결국은 기업매출, 고객 만족, 혁신역량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3. LG 에너지솔루션, 납품·협력 기업의 위험 예방
2022년 2월 EU 집행위원회는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법(Directive on Corporate Sustainability Due Diligence)을 발표했다. 그 핵심내용은 기업의 공급망, 즉 납품·협력기업에서 인권·환경 관련 문제 소지를 조사하여 문제가 있을 때 이를 고치고 공시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다. 이 법안은 ESG 공급망 실사를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ESG 실사법으로 불리기도 한다. EU 회원국인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는 관련법을 선제적으로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으며 스웨덴, 핀란드, 룩셈부르크, 덴마크 등도 실사법을 도입 검토 중이다. 이러한 공급망 실사법은 기업이 납품·협력기업의 인권과 환경문제에 적극 개입하여 이를 개선하는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LG 에너지솔루션은 책임 있는 공급망 관리를 위해 국내 배터리업계 중 처음으로 글로벌 협의체인 RBA(Responsible Business Alliance)에 가입하였다. RBA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논의하는 산업 협의체로 180여개 사가 가입되어 있다. LG 에너지솔루션은 RBA 가입을 통해 노동, 안전보건, 환경, 기업윤리, 경영시스템 등 RBA가 제안하는 5개 분야의 글로벌 행동규범을 기업 경영에 적용하여, 공급망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예방하고 국내외 사업장 및 협력사의 인권, 환경 등의 문제를 RBA 기준에 따라 운영될 수 있도록 관리할 예정이다. 2020년에는 코발트 공급망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여 실사 결과를 토대로 개선점을 도출하였으며, 이에 따라 배터리 원재료 공급망인 납품·협력기업의 인권과 환경 관련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공급망의 ESG 평가를 강화하고, 인권 및 다양성 존중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적극 이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We CHARGE toward a better future'라는 ESG 비전과 7대 핵심과제를 발표했으며, 2030년 재생에너지 전환(RE100), 2050년 탄소중립 실현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 수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ESG 경영에서는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근로환경, 기업 이해관계자 관련 사회적 책임 활동 등이 중시될 것이다. 기업 ESG 경영의 성공적 이행은 재무적 가치에서 나아가 이러한 비재무적 가치 실현으로 가능할 것이므로, 기업에서는 ESG 경영이 추구하는 본연의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