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금융플랫폼의 소셜 택소노미 최종보고서는 구속력이 없는 제안서에 가까운 내용이지만, EU 집행위원회가 구체적 도입방안을 마련하여 이를 이행한다면 기업의 사회적 활동과 관련된 평가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셜 택소노미가 제도화된다면 첫 번째로 기업의 인권과 근로환경 개선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역할을 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별 기업 입장에서는 소셜 택소노미에서 배제되는 사업의 경우 자금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자금조달을 위한 비용이 높아지게 된다. 또한, 소셜 택소노미가 소비자나 투자자에게 기업의 어떤 활동이 사회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된다는 점에서 기업의 지속가능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보고서에서 제시하고 있는 소셜 택소노미의 구조는 기본적으로 사회적 목표 설정, 사회적 목표에 기여하는 활동의 정의, 심각한 위해를 끼치지 않는 활동에 대한 기준 설정, 최소한의 안전장치 설정 등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로, 보고서에서 제시하고 있는 ’사회적 목표‘는 ①공급망을 포함한 노동 현장의 양질의 노동, ②최종 소비자의 적절한 생활 수준과 삶의 질, ③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공동체와 사회이다. 여기에서 ’공급망을 포함한 노동 현장의 양질의 노동‘이란 노동자의 급여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투명한 급여책정 방식의 도입, 그리고 노동자의 삶의 질을 보장할 수 있는 임금 지급을 의미한다. 또한 공급망 실사법이 요구하는 납품·협력업체의 노동자 인권 보장을 위한 실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두 번째 ’사회적 목표에 기여하는 활동‘이란 산업 안전과 건강, 직원교육, 노사협력에 따른 임금 지급, 노동자의 삶의 질 보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 활동 등이 포함되며, 세 번째 ’심각한 위해를 끼치지 않는 활동‘이란 그린 택소노미에서 제시한 친환경 목표 달성을 위하여 다른 환경 목표에 위해를 끼치면 안 된다는 원칙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최소한의 안전장치 설정‘이란 소셜 택소노미를 적용한 기업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일관성 있는 장치를 말하며, 소셜 택소노미에 따른 활동이 적정한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사회 · 지배구조 관련 조항 마련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보고서에서는 그린 택소노미와 소셜 택소노미의 조화로운 관계를 위한 균형의 필요성을 제시하면서, 환경과 사회에 심각한 위해를 끼치지 않는 기준들 간의 원칙의 결합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기업의 ESG 경영활동이 심각한 위해를 끼치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이 환경과 사회 동시에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소셜 택소노미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명확한 기준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OECD 다국적 기업 가이드라인의 사회 및 지배구조 관련 조항이 소셜 택소노미의 안전장치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ESG 경영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경제활동 방법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통해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유도하고, 환경 및 사회적 활동 관련 기업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대응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은 소셜 택소노미의 구체화 및 제도화를 기업활동의 부담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기회로 받아들이고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