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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윤리
브리프스

2018년
03월호

윤리연구소 - 보고서 리뷰

기업 간 거래관계의 공정성(Justice)이 성과에 미치는 영향



A피자는 납품 과정에서 비용을 뻥튀기하고 오너일가에 부당급여를 지급하는 등의 행위로 창업주가 물러났으며 B치킨은 창업주의 여직원 성희롱 사건으로 창업주가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가맹점 매출이 20~40% 하락하기도 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등으로 과잉연결된 시대에 살고 있는 개인과 사회는 기업을 향해 사회적 정의를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사회에서 생존을 위해 수많은 기업과 다양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 간 거래관계에서의 정의가 경영성과에도 직결될 만큼 중요한 요인이 된 것이다. 이번 보고서 리뷰에서는 전략경영연구 학술지(2014년 8월)에 게재되었던 『기업 간 거래에서 협력사의 공정성 지각이 파트너에 대한 관계몰입과 관계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거래관계에서의 공정성이 관계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봄으로써 다양한 형태로 거래를 맺고 있는 기업과 기업의 경영진이 고려해야 하는 바를 살펴보고자 한다.

거래관계의 ‘공정성’

뉴 노멀(New Normal) 시대의 도래

모든 거래관계에 있는 거래의 양 당사자들은 상호 간 맺어진 계약관계가 자신에게 공정한지 아니면 공정하지 못한지, 즉 거래관계의 공정성에 따라 행동을 달리한다. 공정성은 거래관계를 통한 성과를 결정짓는데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공정성 이론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에 따르면 공정성은 관계에 대한 만족과 신뢰, 관계에 대한 몰입, 나아가 관계성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정성은 ‘분배공정성’과 ‘절차공정성’으로 나눌 수 있다. ‘분배공정성’은 상호 거래로 인해 발생한 이익 및 혜택이 공정하게 분배되었는지에 대한 거래 당사자의 지각으로 정의된다. ‘절차공정성’은 거래 절차나 과정을 서로가 얼마나 공정하게 인식하는지를 말한다. 즉, 거래관계로 인해 발생한 성과가 모두에게 공정하게 나누어지고, 거래 전반에 걸친 모든 과정이 공정하다고 지각하면 거래 당사자는 ‘거래가 공정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거래관계의 ‘몰입’

계약이 성립되면 각 주체는 계약기간 동안 거래관계에 ‘몰입(Commitment)’하게 된다. 거래관계에서 몰입은 당사자 간의 관계를 지속하고자 하는 묵시적 또는 명시적 약속의 존재로 정의된다. 거래의 양 당사자 모두 거래관계에 온전히 몰입해야만 만족할만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몰입은 매우 중요하다. 몰입은 ‘정서적 몰입, 도덕적 몰입, 계산적 몰입’으로 분류된다. ‘정서적 몰입’은 파트너에 대한 신뢰와 의지로 거래관계에 몰입하게 된다는 개념이다. 이를 파트너를 향한 정서적 지향성에 의한 몰입이라 한다. ‘도덕적 몰입’은 거래에 몰입하는 것이 옳고 도덕적이라고 믿기 때문에 몰입하게 됨을 의미한다. 계약이라는 규범으로 거래관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계산적 몰입’은 거래할 만한 대안기업이 없거나, 있더라도 기존 거래를 파기하고 그 기업과 계약을 맺기까지의 비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현재의 관계에 몰입하게 됨을 의미한다. 거래 당사자는 뚜렷한 대안이 없고, 계약관계라는 규범적 이유뿐만 아니라 파트너에 대한 신뢰와 의지가 더해져야 몰입한다는 것이다.



공정성과 몰입의 관계

공정성을 획득하게 되면 거래 당사자는 관계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 분배공정성과 절차공정성에 대한 공급 기업의 인식은 기업 간 거래관계의 몰입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각 영향의 정도에 있어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분배공정성은 거래에 의한 이익과 혜택이 공정하게 나누어지고 있다고 느낄수록 계산적 몰입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다른 거래처를 찾기보다 성과를 공정하게 분배한다고 느끼는 현재의 거래관계에 더 몰입 한다는 것이다. 절차공정성은 거래의 과정이 공정하다고 느낄수록 정서적 몰입과 도덕적 몰입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거래의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이 공정하게 처리된다고 지각하면 정서적으로 상대방에게 더욱 몰입할 수 있으며 거래관계를 쉽게 끊는 것에 대해 도덕적 부담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을의 시선을 존중하는 파트너십

본 연구의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기업은 기업 간 거래에서 거래 파트너가 관계성과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분배공정성뿐만 아니라 관계의 지속성과 상호 만족을 가져오는 거래 절차에서의 공정성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다른 파트너로의 전환비용과 대안의 부재로 발생하는 계산적 몰입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 거래하고 있다는 정서적 몰입과 규범적 측면의 도덕적 몰입을 보다 세심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더 나은 조건의 거래 파트너가 나타나면 계약을 파기하고 떠나려는 파트너보다 정서적·도덕적 몰입을 통해 상호보완적인 신뢰관계를 구축한 파트너와 함께할 때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기 때문이다.

경제활동을 하는 대부분의 기업은 다양한 계약관계를 맺으며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세운다. 모든 계약당사자는 계약을 체결함과 동시에 갑(甲)과 을(乙)의 지위를 지니게 된다. 프랜차이즈 업계를 비롯하여 대기업과 중소기업과의 관계에서 우월적 지위와 권한을 남용하여 상대적 약자라 불리는 을에게 행하는 갑질은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에 필연적인 한계를 지닌다. 을의 기회주의적인 행동을 야기시키고 결과적으로 갑과 을 모두의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갑질은 사회와 대중으로부터의 기업 평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사회의 평가 즉, 평판은 이제 기업의 가치와 실적에 직접적으로 연결 되었다. 대기업과 프랜차이즈의 가맹본부 등 기업들은 초 단위로 부과되는 광고에 예산을 쏟아 부으며 기업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기업에게 있어 대중과 사회로부터 긍정적인 평판이 절실해 진것이다. 『위키노믹스(Wikinomics)』의 저자 돈 탭스콧(Don Tapscott)은 “스마트 기기로 모든 사람이 연결된 21세기에 갑을관계 구도로는 더 이상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스마트 기기로 모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연결되는 초연결 사회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서로를 존중하는 연대와 공유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으며 기업의 이미지를 만들고 경영성과를 창출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공정한 거래에 기반을 둔, 을의 시선을 이해하는 상호존중의 파트너십 구축이야말로 건전한 기업 생태계와 함께 관계성과 역시 창출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참고자료
  • 기업 간 거래에서 협력사의 공정성 지각이 파트너에 대한 관계몰입과 관계성과에 미치는 영향, 전략경영연구, 17(2), 2014.08, 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