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PDF파일지난호보기

기업윤리
브리프스

2018년
06월호

전문가 코칭

포용적 성장

뉴 노멀 시대와 기업윤리조 금 제 |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부장

Q1 포용적 성장은 무엇이며, 포용적 성장과 기업의 관계는 무엇인가요?

2000년대 초반 거론되기 시작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논의가 확산된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은 경제성장에 따른 기회가 국민의 모든 계층에게 주어지고 늘어난 부(富)가 다시 사회 전반에 걸쳐 공정하게 분배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핵심은 저소득층이 생산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으로, 종전의 성장방식이 중산층 이상만이 참여하는 배타적 성장(Exclusive growth)에 머물렀기에 나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최근 세계경제는 다양한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경제적 불평등 심화, 성장 동력 약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변화와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증가뿐만 아니라 새롭게 등장한 보호무역주의와 금융 리스크에 이르기까지 많은 국가들은 난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있습니다.

한 국가의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 심화는 개별 국가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 간 개발격차에 따른 세계 공동의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OECD,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뿐만 아니라 다보스 포럼 등에서 ‘포용적 성장'을 주요 의제로 논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제 성장의 성과를 폭넓게 공유하고, 모든 국민이 최소한의 복지혜택을 받음으로써 노동자들이 실질적 자유를 누리게 하는 것이 포용적 성장의 필수적인 요소로 볼 수 있습니다. 포용적 성장이란 시장의 기본적 역할에 충실하면서,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면서도 지속적으로도 성장하자는 패러다임입니다. 따라서 종전 대기업 중심의 성장이 아니라 협력 중소기업 및 독립적 소상공인들도 함께 협력하며 성장을 추구하자는 것입니다. 이렇듯 포용적 성장은 모든 기업이 성장의 주체가 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가 아니라 중소기업의 성장이 대기업의 성장을 촉진한다는 분수효과(Trickle-up)에 기초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Q2 포용적 성장을 인정하는 조직문화 형성을 위해 우리 기업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요?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가운데 두 번째로 사회적 갈등이 높은 나라로 조사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갈등 관리는 바닥권입니다. 이러한 때에 포용적 성장이야말로 다양한 갈등 관리를 위한 주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국제적으로도 포용적 성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합니다. OECD는 2012년 각료이사회에서 포용적 성장 이슈를 본격적으로 다루며, 경제성장을 보여주는 GDP지표의 한계를 인식하고 웰빙, 소득분배, 산업구조조정까지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세계은행은 포용적 성장 보고서(2012)를 통해 혁신, 지역균형발전, 금융규제개혁 등의 분야별 정책 견해를 제시했습니다. 또한 2017년에는 포용적 성장 촉진을 위한 정책 프레임워크를 발표하여, △사회적 약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효율적인 재분배와 사회 안전망 강화를 위한 조세보조금 제도개선 등 정책 우선순위에 대해 제언하였습니다. 이러한 국제적인 흐름에 따라 우리 기업이 해야 하는 일은 시장의 기본적 역할에 충실하면서,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고 지속성장하는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즉 협력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성장 없이는 지속성장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는 것입니다. 현재의 위기에서 탈출하고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업 간 상생협력을 통한 진정성 있는 동반성장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합니다. 동반성장이야말로 포용적 성장의 한국형 모델이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기업은 기존의 저진로 전략에서 품질경쟁에 나서는 고진로 전략(High road strategy)으로 바꾸어야 할 때입니다. 대기업은 글로벌 리더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협력기업은 스마트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기술기반형 경제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해외시장 진출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역할 분담에 초점을 맞춰, 대기업이 신기술을 개발하고 해외시장 개척을 맡아 ‘판’을 깐 뒤에는 중소기업들의 몫이 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 기업들은 골목상권에 기웃거리거나 제 살 깎아먹는 경쟁을 지양하고, 글로벌 무대에서 통할 기술경쟁에 나서야 할 때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