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코칭
중대재해처벌법과 기업의 산업안전보건 리스크
배 규 식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
Q
산업재해가 현장에서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이며, 중대재해처벌법을 통해 문제해결이 가능합니까?
A

산업현장에서 매주 몇 차례 크고 작은 사망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우리 사회도 더 이상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를 방치할 수 없다. 중대재해처벌법 제정도 이런 사회적 공감대 속에서 이루어졌다. 하지만, 노사는 중대재해처벌법을 두고 서로 정반대 이유로 문제가 많다면서 개정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업종별로 큰 차이가 있으나 산업현장에는 산재발생 위험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무거운 물건을 다루거나, 높은 곳에서 작업하거나, 기계가 움직이는 곳에서 일하거나, 회전이 빠른 기계나 내리누르는 프레스와 같은 기계를 다루는 장소에서는 주의를 게을리 하면 산재사고, 특히 사망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위험성 있는 작업장에서는 우선 산재사고의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도록 설비, 작업환경을 바꾸는 작업이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산재로부터 100% 완벽한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다. 작업환경에 따라 장시간 노동이나 야간작업을 할 수도 있고, 납기에 쫓겨 서둘러서 작업할 수도 있다. 근속연한이 길고 경험이 많은 노동자들은 어디가 어떨 때 위험한지를 알고 일할 수 있으나, 임시근로자, 하청노동자, 대체 노동자 등은 작업환경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지 못하다.

안전관리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고, 안전관리자가 현장의 위험한 곳에서 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안전관리시스템이나 안전관리자가 있으나 실제로는 작동하지 않는 곳도 있다. 중소기업의 상당수에서는 안전관리시스템도 없고 안전관리자도 제대로 배치되어 있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어 있다.

Q
정부는 산업안전보건 규제 및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습니다. 기업은 산업안전보건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해야 합니까?
A

산업안전보건 리스크 관리는 최고경영진의 관심과 노력이 최우선이다. 산재, 특히 중대재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납기에 쫓기느라 안전조치를 소홀히 하거나 장시간 노동과 야간노동을 줄여 피곤한 상태에서 일하는 경우를 줄여야 한다. 안전시스템이 있으나 노동자들이 지킬 수 없는 것은 개선되어야 하며, 산재발생이 많은 곳에서 안전시설을 설치하여 산재를 줄일 수 있으면, 돈을 들여서라도 안전시설이나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이런 사항은 현장의 관리자들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최고경영자가 책임을 지고 노력해야만 해결할 수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최고경영자를 처벌하는 것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최고경영자가 책임을 지고 중대재해가 발생할 수 있는 요인을 찾아서 해결하고 관리를 하라는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우리의 후진적 산업안전시스템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산업안전은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책임을 져야 할 문제지만, 산업안전의 기본조치(안전모, 안전화 착용, 높은 곳에서 작업하는 경우 추락방지 안전 고리를 매도록 하는 것)를 지키지 않는 노동자들에 대해서도 단호한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의 산재예방과 산재재발을 막기 위한 노동감독도 필요하지만 그 자체만로는 산업안전 시스템이 개선되기 어렵다. 산재발생 유형이나 원인이 유사한 경우가 많은 업종 별로 기업을 넘어서서 노사가 전문가들과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서 산재, 특히 중대재해 발생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때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산재, 중대재해를 줄이는 것이야말로 기업 수준, 업종 수준에서 노사가 협력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