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속 기업윤리
어디에나 있는 ‘노동자’들의 이야기

영화, ‘카트’




‘더 마트’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은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는 이들에게 일방적인 해고를 통보하고, 마트의 비정규직 직원들은 회사의 부당함에 맞서기 위해 비정규직 노조를 결성하여 투쟁한다.

‘비정규직’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영화는 노동자들이 겪는 사회적인 불합리의 전반을 조명한다. 안전할 줄 알았던 정규직 직원들은 느닷없는 연봉 계약직 전환 통보를 받고, 청소년 신분의 청소년 아르바이트생은 갖가지 이유를 들며 제대로 된 임금을 지불하지 않는 편의점 사장의 갑질 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영화의 소재가 된 실화 속의 주인공들은 대량해고와 노조탄압에 맞선 오랜 투쟁 끝에 파업을 주도했던 노조 지도부가 복직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남은 조합원이 복직되었다고 한다.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하며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정당한 인정과 대우를 원했던 투쟁 끝에 얻은 승리지만, 조금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비정규직, 계약직 등 고용불안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우리 사회의 해결하지 못한 숙제로 남아있고, ‘을’로 지칭되는 사람들을 향한 불합리한 처우와 갑질도 비일비재하다. 영화의 말미에 주인공은 투쟁의 한복판에서 “우리를 투명인간 취급하지 말고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라고 외친다.

이것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놓치지 말아야 할 목소리일지도 모른다.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목소리에 지지와 연대를 보낼 때, 우리 사회의 불합리도 해소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다음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