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돋보기
지속가능경영, 뉴노멀이 되다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측정하지 않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하지 않으면 발전하지 않는다”고 했다. 성과를 측정할 객관적인 지표는 경영의 필수요소라는 의미다.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규격은 세계시장에서의 호환성 확보에도 필수적이다. 경영 성과를 보고하는 회계기준에도 국제표준이 도입된 것은 이와 같은 배경에서다.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이행과 이러한 노력을 측정하기 위한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례돋보기에서는 지속가능경영의 이행, 공시를 위한 대표적인 글로벌 기준을 살펴보고자 한다.

지속가능경영 이행을 위한 글로벌 기준
기업은 품질관리, 반부패, 친환경 등의 경영 방침을 수립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프레임워크를 조직에 적용하게 된다. 이때 대표적인 가이드라인으로써의 역할을 하는 것이 국제표준이다. 지속가능경영 이행을 위한 대표적인 국제표준으로는 ISO26000, ISO37001, RE100 등이 있다.
① ISO26000 -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글로벌 기준
ISO26000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추진 중인 조직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지침이다. 세계인권선언,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기후변화협약, 유엔 소비자보호지침 등 각종 국제 지침을 총망라하고 있어, 인권 신장, 노동관행 개선, 환경보호, 공정거래 등 소속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경영 방침을 실천할 수 있다. 경영시스템 정합성 평가나 인증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국제사회의 판단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ISO26000에 반하는 행동을 했을 경우 무역 마찰이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ISO26000을 초기에 도입한 선진기업 중 하나로, 기술 확장과 책임 경영이라는 카테고리 하에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있다. 기술 확장으로 재난, 장애, 교육,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하고 있으며 책임 경영으로 지역사회의 번영, 지구 자원 공유, 경제 안정 등을 위해 환경, 노동, 인권 등을 아우르는 독자적인 원칙을 마련해 준수하고 있다.
② ISO37001 - 부패방지 실행방안을 담은 글로벌 기준
ISO37001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공표한 부패방지경영시스템으로 모든 산업에 적용이 가능한 부패방지 경영 체계의 수립, 실행, 유지, 개선을 위한 요구사항들을 규정하고 있다. 매년 국가별 부패관련지수를 발표하는 국제투명성기구와 경제협력기구(OECD)가 ISO37001 제정에 참여했으며 세계적으로 37개 국가가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업은 ISO37001 도입을 통해 뇌물수수로 인한 법규 위반 리스크 감소, 고객 신뢰 증대, 파트너십 향상, 직원 및 협력회사에 반부패에 대한 인식 공유, 뇌물 수수와 관련된 비용 예방, 공공기관을 포함해 다양한 입찰에서 강화되는 반뇌물수수 시스템에 대한 충족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의약품 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해 2017년부터 제약업계에 ISO37001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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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RE100 - 전력 100%를 재생 에너지로 대체하자는 글로벌 이니셔티브
RE100은 ‘Renewable Energy 100’의 앞 글자를 딴 말로, 재생 가능한 에너지 100%를 의미한다. 기업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충족하자는 글로벌 이니셔티브다. Climate Group*과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의 대표로 구성된 RE100 프로젝트위원회에서 RE100의 성과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 10월 기준으로 구글, 애플, BMW, 이케아, GM 등 전 세계 263개 기업이 RE100에 동참해, 공급망 내의 많은 협력사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케아는 RE100 초기멤버로서, 모회사 잉카그룹은 2009년부터 풍력, 태양광 발전 등에 약 25억 유로를 투자 중이다. 2020년까지 전 세계 매장 운영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100% 전환하는 목표를 세웠고 2018년 회계연도 중에는 81%, 2019년 회계연도 중에는 93%를 달성했다. 우리나라에서는 SK그룹 8개 관계사가 올해 11월 2일 한국 최초로 RE100에 가입한 바 있다.

2003년 설립된 국제 비영리 단체. 파리 기후 협정에 따라 조직된 국제 기후변화네트워크 세계도시연맹((Under2 Coalition)의 연합 사무국이다.

지속가능경영 공시를 위한 글로벌 기준
기업은 이해관계자들에게 경영 성과에 대한 정기적인 보고를 진행한다. 지속가능경영이 확산되면서 기존 사업보고서 외에도 비재무성과 정보를 포함시키는 새로운 형태의 보고 기준을 채택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글로벌 기준으로 GRI, CDP SASB 등이 있다.
① GRI 가이드라인 -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작성을 위한 가이드라인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는 기업의 사회책임경영에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UN의 협력기관으로서, 전 세계 많은 기업들이 GRI 가이드라인을 준수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GRI 보고서는 환경, 경제, 사회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의 재무적, 비재무적 성과를 망라한다. 단순히 재무제표를 공시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성과를 임직원, 주주, 시민사회와 어떻게 배분하였는지, 환경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윤리적인 공급망 관리를 위해 어떤 정책을 도입했는지 등이다.
현재 글로벌 기업은 물론 거의 대부분의 국내 대기업들도 매해 GRI 가이드라인을 준수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② CDP - 기후변화 관련 정보를 요청·수집·분석하는 글로벌 프로젝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는 전 세계 주요 상장 기업(상위 500대 FT500 글로벌 인덱스 기업)의 이산화탄소 또는 온실가스 배출 정보와 쟁점에 관하여 장단기적인 관점의 경영 전략을 요구하고 수집해 분석, 평가하는 범세계적 비영리 기구다. 우리나라는 CDP 한국위원회에서 시가 총액 상위 200대 기업의 환경 정보를 조사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2017년부터 CDP 보고서에 대한 검증 제도를 도입했다.
CDP 평가 기후변화 부문에서 A등급을 받은 미국 포드자동차의 경우 115억 달러 이상을 전기차 사업에 투자하는 등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기차의 구매율을 높이기 위해 ‘머스탱 마하-E’, ‘F-150’ 등 자사의 인기 모델들을 무공해 버전으로 선보일 계획이며 최근에는 북미 지역 최대의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를 런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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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SASB - 비재무정보 측정을 위한 회계기준
SASB(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는 미국 재무회계기준위원회(FASB)가 기업의 비재무공시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든 지속가능 회계기준이다. SASB는 2018년 처음 표준을 공개하였으나 올해 초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에서 기업들에게 적용을 권고할 정도로 빠르게 시장에 정착되고 있다. SASB는 미국 증권거래소에 제출하는 미국 사업보고서(10-k)에 지속가능 회계기준을 통합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실제로 미국 증시에 상장한 기업들은 공시자료에 SASB 지표를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이자 미국 주가지수를 견인하는 애플의 경우,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SASB 인덱스에 맞춰 자사의 지속가능경영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글로벌 기준, 지속가능경영의 길잡이
이처럼 국제사회에서는 지속가능경영과 관련된 다양한 글로벌 기준들이 제정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이와 같은 글로벌 기준들의 동향을 살펴보고 자사의 업태와 상황에 맞게 적용하여 지속가능경영이라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에 올라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자세한 참고자료 리스트는 국민권익위원회 홈페이지 웹진 내 PDF파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