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은 코로나 19 상황에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규모 공공 프로젝트로서, 우리 시대의 큰 도전이라 할 수 있는 기술변화와 기후위기에 대해 디지털 전환과 에너지 전환으로 대응하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신기술과 신산업을 개발·육성해야 하며, 관련 제품과 서비스의 국내 시장 규모를 키워 국제경쟁력을 갖도록 해야 합니다.
이에 신기술, 신산업, 신시장의 조성을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이 적절하게 리스크를 분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업가 정신이란 말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덕목이 여기에 포함되지만, 특히 기업의 도전 정신과 사회책임 의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문제는 이러한 기업가 정신을 찾아보기 힘든 현실입니다.
기업의 도전과 투자를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신기술 개발을 위한 R&D 투자, 신기술을 소재로 개발된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 조성이 바로 정부의 역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업이 수소·전기차를 개발하여 상품화했다면 충전 인프라 확충의 노력은 정부가 지원해야 할 몫인 것입니다. 벤처기업을 스케일업 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금융지원 역시 정부의 역할에 속합니다.
기업은 무엇보다 과감한 도전정신을 가지고 투자해야 합니다. 새로운 기술을 상업화하기 위한 노력에 충실해야하며, 신산업을 통한 이익은 사회와 공유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전환에 따른 이익은 그 사회의 총체적 노력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이익이 환원되어야만 공공부문이 다시금 그 재원을 가지고 새로운 기술과 산업을 지원하여 새로운 민간기업이 형성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한국판 뉴딜은 결국 기존의 구산업을 점진적으로 신산업으로 전환시키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 전환의 과정은 순탄치 않습니다. 구산업의 반발, 구산업 노동자의 고용 불안정을 낳게 되기 때문입니다. 전환의 과정이 상당한 시간을 두고 이뤄진다는 점에서 미리 대비하고 전망하며 노동자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필요합니다.
한국판 뉴딜은 디지털 전환과 에너지 전환을 위한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뿐 아니라 고용 안전망 확충, 사람투자로 대표되는 ‘휴먼 뉴딜’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에 기업은 청년 인재들에 대한 교육 및 훈련의 기회와 일자리 제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고용 없는 성장’은 경기침체기의 일자리 감소와 경기가 회복되는 시기의 ‘고용 없는 회복’으로 발생합니다. 지난 연말에 나온 고용노동부의 사업체 노동력조사를 보면 5인 이상 사업장의 연말 연초 신규채용 규모가 지난 8년 이래 가장 낮은 25만 명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대기업의 경우 학교 교육을 통해 필요한 인재가 공급되지 않는다고 하기보다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교육훈련 과정을 개설할 필요가 있습니다. 독일의 사례를 보면 200만 명에 달하는 청년들이 기업이 주도하는 현장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학교 교육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바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필요한 인재를 직접 양성함으로써 청년들에게 지금보다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