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O 37001 스터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례
이번 호에서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사례를 이어 살펴봅니다.
ISO 37001 도입 이후의 변화와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을 위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만의 팁을 들어보겠습니다.
샘플이미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이병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2018년 ‘우리 농어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핵심가치로 하는 新경영비전을 선포하였습니다. 이러한 경영철학을 실현하기 위한 가장 밑바탕에 임직원의 높은 윤리의식과 청렴한 조직문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우리의 가치는 헛된 구호로 그치고 말 것입니다.
공사가 “지속가능한 우리 농업”에 기여하는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반부패‧청렴이 경영 전반에 녹아들어야 합니다. 따라서 공사는 조직 내 부패방지활동의 계획 수립부터 실행, 검토와 개선에 이르는 일련의 순환 과정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2018년 12월에 ISO 37001 인증을 획득하고 윤리경영을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향후 ISO 370 01이 공사 경영 전반에 내재화될 수 있도록 더 큰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 국민에게 신뢰받는 청렴 일등 공기업 으로 도약하겠습니다.
Q
ISO 37001을 도입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A

우선, 내부적으로는 끊임없는 청렴교육과 다양한 제도운영에도 불구하고, 2017년 일부 직원의 부패사건이 발생하였어요. 그 여파로 과거 1~2등급으로 유지되던 공사의 종합청렴도가 4등급으로 하락했지요. 재발 방지를 위해 부패 통제가 부실했던 부분을 개선하였지만 이 일을 계기로 부패 리스크의 사전적 관리의 필요성과 함께 부패방지활동의 시스템적 관리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외부적으로는 공공기관의 특성상 기획재정부, 국민권익위원회, 감사원 등 다양한 상급기관, 더 나아가서는 국민으로부터 기관의 경영성과에 대해 평가를 받고 있어요. 아무리 기관의 고유사업 성과가 좋다 하더라도 기관의 청렴성에 문제가 있는 경우 기관의 평가나 인식이 좋을 리가 없지요. 부패가 사실상 공기업 운영의 가장 큰 리스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러한 내외부 환경을 인식한 결과, 2017년부터 국내에 도입되어 운영되고 있던 ISO 37001 인증 시스템을 공사에서도 갖춘다면 반부패활동의 체계화, 내재화 및 대외 공신력 확보에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2018년 8월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하여 2018년 12월에 인증을 취득하였습니다.

Q
도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특히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무엇이었고,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공기업으로서/혹은 업계의 특성상 특별히 어려운 점이 있었거나 극복해야 될 부분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떤 부분이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처음에는 인증 요구사항 자체를 이해하기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국제 표준을 한글로 번역하여 사용하다보니 용어에 대한 이해가 쉽지 않았어요. 자연히 인증 표준의 요구사항과 공사의 부패방지 활동을 매칭하는 것도 감을 잡기 어려웠지요. 이에 전문 기관의 도움을 받아 ISO37001 요구사항 이해 및 실무능력 배양교육을 이수하였습니다. 요구사항에 대한 개념을 세우고 나니 요구사항별로 기존에 우리 조직에서 하고 있는 활동과 새롭게 시행해야 할 활동을 나누어 계획을 세울 수 있었지요. 작년 ISO 37001을 단계별로 소개해주셨던 기업윤리브리프스의 연재도 인증체계에 대한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다음으로는, 시스템 도입의 필요성을 내부 구성원에게 공감시키는 작업이 힘들었습니다. 공기업의 특성상 반부패 활동에 이미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임직원의 피로감이 매우 높은 상태예요. 여기에다 새로운 제도를 추가적으로 시행한다고 생각 하니 담당자로서도 부담이 컸어요. 그래도 요구사항의 충족부터 인증심사 절차까지 조직원의 참여와 공감대가 없이는 인증이 어렵기 때문에, 조직의 주요 부서원들을 구성원으로 하는 ISO 37001 인증 T/F팀을 발족시켰습니다. T/F팀원을 대상으로 인증교육을 추진하였고, 인증의 주요 요구사항 중 하나인 부패 리스크 평가를 시행했습니다. 주관부서인 감사실과 이들 T/F팀원을 중심으로 시작하고 조직 전체에 확산시키는 방향으로 추진해나갔어요. 그리고 인증이 별도의 새로운 제도가 아니라 기존에 하고 있는 활동을 더욱 체계화하는 과정이라는 설득도 병행해 나갔지요. 이러한 노력 덕분에 무사히 인증 심사 과정을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Q
도입 이후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A

1~2단계에 걸친 인증심사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공사의 부패방지경영 추진 현황에 대해 전반적으로 점검해보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특히 인증을 준비하면서 처음 시도한 부패 리스크 도출 및 평가의 과정을 통해 사후약방문이 아닌 사전적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조직원들에게는 본인이 맡은 사업의 이해관계자와 그들의 요구사항을 이해하고, 사업 추진 과정상 발생 가능한 부패 리스크와 통제수단 등을 객관적으로 점검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지요. 이러한 과정이 임직원들의 직무에 임하는 자세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 주기적이고 능동적인 부패 리스크 관리체계가 정착된다면 그 효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외 이해관계자의 인식의 변화도 조금씩 느껴지고 있습니다. 인증 요구사항에 따라 고객이나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한 반부패 의지의 표명이나 소통, 부패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들을 더욱 강화하다보니 공사의 청렴성에 대한 외부의 인식도 높아 지고 있어요. 또한 인증의 대외적인 공신력 덕분에 고객이나 협력회사의 신뢰가 더 커지는 효과도 있고요. 인증 초기단계라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향후 부패방지 경영시스템이 경영전반에 내재화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국민에게 신뢰 받는 공기업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겠습다.

Q
도입 예정인 기업에게 줄 수 있는 팁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특히 선도적으로 도입한 공기업으로서 타 공기업들에게 주실 수 있는 팁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공기업으로서 ISO 37001인증을 고려하고 있는 타 공기업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우선 시작해보시라는 것입니다. 시작 전에는 막연하고 어려워 보일 수 있지만, 인증 준비를 시작하고 보면 ISO 37001 요구사항에 해당하는 활동 중 상당 부분을 기존에 해오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실 거예요. 공기업 특성상 청렴에 대한 대내외 이해관계자의 높은 기대치에 부응하고, 정부부처로부터 매년 다양한 평가를 받는 과정에서 이미 ISO 37001인증 요구사항의 상당부분을 충족하고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더구나 매년 공기업들이 받고 있는 정부경영평가 체계가 P-D-C-A관점으로 구성되어 있어 같은 개념의 ISO 37001인증 체계에 대한 이해도 빠르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관의 부패방지경영 활동을 인증 요구사항에 맞추어 문서화‧체계화하는 작업과 부족한 부분에 대한 보완 작업만 이루어진다면 인증은 생각보다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ISO 37001인증은 최초의 인증 획득 보다는 주기적인 사후‧갱신심사를 통한 인증 유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직원을 대상으로 ISO 37001 시스템 도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않으면, 인증절차도 쉽지 않겠지만 시스템의 유지, 정착도 불가능하겠지요. 공기업의 경우, 법으로 임직원 대상 청렴교육 이수 의무를 정하고 있어 상당히 많은 교육기회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청렴교육과 연계하여 ISO 37001인증에 대한 전사적 교육을 병행하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시스템도 결국은 사람의 몫이므로, 조직원의 공감대가 바탕이 된다면 부패방지경영이 조직의 문화로서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 호에서는 새로운 기업과의 인터뷰를 통해 ISO 37001 도입 과정에 대한 경험담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