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전 세계 금융위기 하루 전날, 월스트리트. 갑작스런 인원 감축으로 퇴직 통보를 받은 리스크 관리 팀장은 MIT 출신 주인공 피터에게 USB 하나를 건네준다. 거기서 피터는 자신들이 관리하고 있는 파생상품의 심각한 문제를 발견하고 상사에게 보고한다. 그날 새벽 긴급회의가 소집된다. 남은 시간은 고작 몇 시간. 문제의 파생상품을 팔아넘기지 않으면 회사가 죽고, 팔아넘기면 시장 전체가 죽는다. 내가 죽느냐 나빼고 모두가 죽느냐. 딜레마 속에서 전 세계 최고의 금융 엘리트들은 ‘계산’을 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위기를 더 비싼 값에 사줄 희생양을 찾기로 결정한다. 양심의 가책은 없다. 불과 몇 시간 후 휴지조각이 될 파생상품에 전 재산을 투자하라고 유혹하는 것은 기관총을 난사하는 것과 다를 바 없지만, 엄연한 ‘합법’이니까.
영화는 시종일관 건조하다. 연쇄도산, 대량해고, 자살, 가족 해체 같은 장면들로 감정을 자극하지 않는다. ‘숫자’와 ‘결정’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더 묵직하다. 금융은 과연 정의로운가? 우리들의 생존에 기여하고 있는가? 생각해볼 주제다.
* 이미지 출처: https://movie.daum.net/moviedb/photoviewer?id=63311#838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