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내기 있기? 없기?” 윤리경영실장 나희용이 벌을 주면서 하는 단골 대사다. 문제는 나희용이 힘없고 선량한 인물들에게만 벌을 준다는 데 있다. 나희용은 법인카드로 사치를 일삼는 회장 아들을 묵인하고, 다른 부서를 노골적으로 모욕하는 유력 부서의 부장도 내버려둔다. 반면 그런 부장과 회장 아들에게 항의한 또 다른 주인공에게는 사내 윤리규정을 어겼다며 반성문을 써오라고 한다. 억울해하는 그에게 “화내기 있기? 없기?”라며 미소까지 강요한다. 그래서 TQ그룹 직원들은 나희용 실장을 이렇게 부른다. ‘나가식’.
사실 나희용은 억울할 것이다. 경영진이 작정하고 부패를 저지르는데 윤리경영실장이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적당히 처신하며 자리를 보전하는 게 최선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의문이 생긴다. 윤리경영실은 왜 있는 것일까? 외부에 보여주기 위해서? 갈수록 커지는 내부의 불신은 괜찮은 걸까? 윤리경영에 조직과 규칙은 물론 진심이 있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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