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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윤리
브리프스

2018년
01월호

전문가 코칭

21세기 기업가 정신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한국 사회학회장신 광 영 |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한국 사회학회장

Q1기업가 정신이란 무엇이며, 왜 사회적 이슈가 되는가?

기업가 정신이란 사전적인 의미로는 새로운 기업을 만들어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정신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경제적인 이윤을 얻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가치 지향이나 태도인 것이다. 오스트리아 출신 미국 경제학자 조셉 슘페터는 ‘기업가’를 더 특별히 강조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사회와 경제에 기여하려는 사람들로 정의하고, 이들이 지니고 있는 혁신적 사고와 태도를 기업가 정신이라고 정의하였다. 그리고 그는 기업가 정신이 건강한 자본주의 경제의 핵심이라고 보았다. 경쟁적 시장경제에서는 진입 장벽이 낮아서 개인이 혁신적인 사고만 가지고도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서 기업으로 발전시킨 사례가 많이 나타난다. 이러한 혁신적 사고와 도전 정신 속에서 경제는 활력이 넘치고, 시민들은 그 활력에 따른 성장의 혜택을 누리게 된다.

대표적인 예로서,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나 애플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와 같은 창업자들이 보여준 새로운 혁신과 경제성장의 동력은 바로 ‘창조적 파괴’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리고 이 창조적 파괴가 전 세계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도 기여하였다. 부동산 투기와 금융투자를 통하여 수익을 올리는 부자들의 태도와 다르게, 기업가 정신은 경제적 이익 추구와 더불어 국민 전체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기업가 정신이 부족한 기업이 많아질수록 경제는 활력을 잃고, 국민의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기업가 정신은 건강한 경제와 경제성장의 핵심이다. (벤처)창업 기업은 기존의 기업보다 일자리 창출 능력이 더 크기 때문에, 실업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월등한 효과를 발휘한다.

Q2바람직한 기업가 정신은 어떤 (사회)제도적 및 (기업)문화적 환경에서 가능한가?

기업가 정신은 창업하려는 개인의 가치 지향과 태도이지만, 창업하려는 동기와 실제로 창업을 하는 행위는 제도나 문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창업이 커리어의 하나로 인식되는 사회에서 창업은 더 많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리고 창업은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을 때 겪게 되는 어려움의 정도와는 반비례한다. 그러므로 창업은 개인적 차원의 동기나 선택뿐만 아니라, 한 국가의 경제제도와 사회문화의 산물이다.

창업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요소인 ‘창업을 통한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인식’은 시장의 독점 정도와 관련이 있다. 기존 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강하면 강할수록, 신규 기업의 진입은 어렵다. 유럽에서 새로운 기업이 가장 많이 만들어지는 나라는 스웨덴이다. 스웨덴 성인의 5%가 새로운 기업 창업에 관여하고 있고, 6%가 다른 사람이 창업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스웨덴에서 인구 1천 명 당 스타트업 기업은 20개로 미국의 5개보다 4배나 더 많다. 이러한 것은 1993년 경쟁법을 제정하여 대기업들의 합병을 막는 제도적인 변화와 더불어, 신규 창업 기업에 유리한 세제를 통해서 창업 인센티브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창업은 실패 가능성과 그에 따른 경제생활의 어려움과 역의 관계에 있다. 실패 가능성이 높아도 그것이 삶의 위기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창업을 모색할 수 있다. 스웨덴의 경우, 높은 수준의 복지를 통해서 실패자의 생계가 위협받지 않기 때문에 창업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발달된 사회적 안전망이 모험적인 기업가정신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창업은 창업에 대한 인식(정보)및 창업을 활성화하는 정책(지원)과 관련이 있다. 즉, 창업을 촉진시킬 수 있는 조건은 창조적인 기술 역량, 초기 자본 확보 가능성, 법적·행정적 규제와 관련이 있다. 이런 점에서 기업가 정신은 거시적인 사회경제적 제도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혁신적인 창업지원 프로그램 마련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