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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윤리
브리프스

2018년
01월호

사례돋보기

미래를 생각하는 CEO

CEO의 윤리경영 의지는 기업의 윤리경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윤리경영 실천의 원동력이 되어준다. CEO의 윤리경영 실천의지가 강한 기업은 임직원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달려가며, 윤리경영이 일상에 스며들어 하나의 습관으로 자리 잡는다. 반면 CEO의 의지와 철학이 담기지 않은 윤리경영은 구체적인 목적지 없이 '좋아 보이는 것'만을 좇고 허울뿐인 윤리경영에서 멈출 수밖에 없다. 이번 사례돋보기에서는 윤리경영에 앞장서는 CEO들의 이야기와 함께 CEO가 임직원에게 자신의 의지를 전달하는 방법을 살펴보도록 하자.

선두로 나선 CEO

윤리경영에 앞장서는 CEO는 우리 회사의 윤리경영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고 솔선수범한다. 그렇게 먼저 윤리경영을 실천하는 CEO의 모습은 임직원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게 감명을 주고 그들의 공감과 실천을 이끌어낸다.

테러 현장을 방문한 CEO

2008년 11월, 인도 뭄바이의 타지마할 호텔에서 테러가 발생했다. 호텔 직원들이 목숨을 걸고 손님들을 대피시킨 덕분에 1500여 명의 사람이 무사히 호텔을 빠져나왔지만, 호텔 직원 12명의 희생만은 막지는 못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타타그룹(타지마할 호텔의 모그룹)의 라탄 타타 회장은 직접 희생된 직원과 부상당한 직원들의 집을 돌며 진심을 다한 위로를 건넸다. 그리고 목숨을 바쳐 손님들을 구한 직원들에게 최선의 보상을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직원마다 360만~850만 루피(약 9000만 원~2억 1250만 원)의 위로금은 물론, 직원이 사망한 시점부터 은퇴할 때까지의 모든 급료를 제공하고, 그들의 모든 부채를 탕감해준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그들의 유자녀의 학비, 유자녀와 부양자들의 평생 의료비를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라탄 타타 회장과 타타 그룹이 보여준 사망 직원들에 대한 예우는 ‘회사가 진심으로 직원을 존중한다’라는 인식을 주기 충분했고 직원들이 회사를 더욱 신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직원보호에 나선 CEO

2000년대, 서비스업이 성장하며 많은 기업이 ‘고객은 왕’이란 문구를 내걸었다.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그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함으로서 고객을 유치하고자 했다. 이는 나아가 고객 만족, 고객 감동에 대한 추구로 이어졌고, 서비스산업을 질적으로 성장시켰다. 하지만 이를 악용하는 소비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식품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거짓 항의로 이익을 챙기기도 하고, 고객이란 갑의 위치를 이용해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업무와 무관한 요구, 단순 분풀이를 하는 사람들까지도 나타났다. 그러자 이러한 블랙컨슈머에게 자사의 직원들이 더 이상 희생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기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2015년, 인터넷에 게재된 사진 한 장이 큰 이슈로 떠올랐다. 어느 도시락 매장 입구의 공지를 찍은 사진이었다. '공정서비스 권리 안내'라는 제목 아래 강조된 다음 내용은 많은 이들을 환호케 하였다.

“우리직원이 고객에게 무례한 행동을 했다면 직원을 내보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직원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시면 고객을 내보내겠습니다.”

이는 고객이란 이유로 무조건적인 대우를 해주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도시락 업체의 K대표는 이와 함께 “우리 직원들은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지 항상 존중을 받아야 할 훌륭한 젊은이들이며 누군가에게는 금쪽같은 자식”이라며 직원도 고객과 똑같은 사람임을 강조했다. ‘고객은 왕’이란 서비스 정신 속에서 희생을 감내해야 했던 직원들을 안타깝게 생각한 CEO의 목소리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많은 소비자들이 그의 요구에 공감했으며, 다른 업체들 역시 ‘공정서비스 관리 안내’를 내걸며 자사 직원들 보호에 나서기 시작했다. 한 CEO의 직원사랑이 사회 전체에 새로운 바람을 만들어낸 것이다.

사회적 책임을 말하는 CEO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카페 ‘스타벅스’의 CEO, 하워드 슐츠. 그는 2009년, 커피 생산 농가를 방문하기 위해 르완다를 찾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무캄위자 이매큘릿(Mukamwiza Immaculate)을 만났다. 슐츠는 그녀가 매일 최선을 다해 노력해도 사회적 약자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에 안타까워하며 그녀에게 소원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녀는 그저 소 한 마리를 갖고 싶다고 했다. 소가 있으면 아이들에게 우유를 마음껏 먹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동안 말이 없던 슐츠는 미국으로 돌아가 재단을 통해 무캄위자를 비롯한 르완다 농부들에게 소를 선물한다.

사회적 약자를 생각하는 그의 마음은 회사 경영에도 반영되어 스타벅스에서는 사회적 책임을 위한 이벤트가 열리곤 한다. 대표적인 예로 스타벅스에서 5달러에 판매되었던 3가지 색의 디자인 팔찌가 있다. 이 팔찌에 새겨진 ‘INDIVISIBLE’에는 ‘우리는 모두 한 사회의 구성원이며 경제적 수준에 따라 구분되고 차별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팔찌는 단 며칠 만에 10만 개 이상이 팔려나갔고, 이 수익금은 경제적 소외 계층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OFN(Opportunity Finance Network)라는 비영리 재단에 기증되었다.

CEO의 목소리 전하기

CEO가 전면에 나서 윤리경영 의지를 전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단 것은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그렇다면 CEO는 어떤 식으로 윤리경영 의지를 표명해야 할까.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윤리경영 도입

기업에 윤리경영을 도입하는 방법 중 가장 변화에 대한 반발이 적고, 효율적으로 윤리경영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은 CEO의 의지로 윤리경영을 도입한 경우이다. CEO가 강력한 의지로 윤리경영을 선포하는 경우, 윤리경영은 기업의 최우선 과제로서 순식간에 기업 전체로 퍼져나간다. 직원들 역시 윤리경영을 단순한 이상주의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철학으로서 업무수행 중 지켜야 할 규정으로 생각한다. 국내에서 초기부터 윤리경영을 도입한 것으로 유명한 P사의 경우, 홈페이지의 윤리경영 코너에 CEO의 얼굴과 함께 윤리실천 의지를 담은 메시지를 걸어두고 있다. 이들은 ‘진실(Integrity)과 공정(Fairness) 그리고 신뢰(Trust)’를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며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있으며, ‘윤리와 이익이 상충될 때 이익보다 윤리를 택하는 것’이 경영철학임을 명시하고 있다. 또다른 P사의 경우는 자사 홈페이지의 사회책임경영 코너 메인에 ‘이웃사랑’과 ‘생명존중 정신’이라는 창업주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아흔이 넘어서까지 신입사원 교육 강사로 참여하여 P사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알려주었다는 창업주의 일화를 통해 직원들에게 P사의 최우선 과제가 무엇인지를 강조하고 있다.

CEO의 목소리를 전하다.

윤리경영 선포를 한 이후에도 CEO는 지속해서 임직원에게 윤리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이때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것이 바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물론, 주로 신년이나 명절, 또는 설립기념일 등에 CEO의 목소리를 전하며, 메일, 영상, 포스터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다. J공사는 2016년 2월 설명절을 맞이하여 공사 내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새해 인사말과 함께 윤리경영 의지를 담은 CEO의 목소리를 전했다. CEO의 서명이 동봉된 해당 메일에는 J공사의 윤리경영 목표, 실천 다짐과 함께 비윤리 행위를 알고 있는 경우 이를 신고할 수 있는 경로도 함께 안내하였다. 또한, J공사는 월 2~3차례 ‘CEO의 월요 희망편지’를 발송하여 임직원에게 윤리경영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L사는 자사의 ‘정도경영 뉴스레터’라는 이름으로 자사 직원들에게 윤리적 마인드를 고취시킬 수 있는 웹진 형태의 뉴스레터를 여러 차례 발간하였다. 이 뉴스레터에는 자사의 윤리경영 원칙과 함께 자사의 윤리경영 관련 활동소식이 담겼으며, 임직원이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영화나 도서를 통해 윤리경영을 소개하기도 하였다.

CEO의 윤리의식은 기업 전체의 윤리의식을 좌우한다. CEO가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윤리경영을 실천한다면 기업 내에선 자연스럽게 비윤리 행위가 배제된다. 회사가 윤리경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부당한 접대제안이나 뇌물 등이 줄어든다. 만약 이런 제안이 들어왔다 하더라도 임직원은 더욱 단호하게 이를 거절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CEO가 윤리경영에 뜻을 두고 있음을 임직원, 그리고 이해관계자에게 인식시키는 것이다. CEO가 적극적으로 윤리경영에 대한 목소리를 높일 때, 기업에 윤리경영을 실천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참고자료